보령종합터미널 문제에 대한 단상[斷想]
보령종합터미널 문제에 대한 단상[斷想]
  • 이상원 기자
  • 승인 2011.01.18 23:16
  •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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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주동안 신문사와 보령시, 그리고 시민들의 생각이 교차하고 있는 보령종합터미널에 관한 문제를 바라보며 쓴 입맛을 지울 수가 없다.

가장 우선적으로 아쉬운 점은 터미널 운영의 주체인 보령종합터미널의 미온적 태도이다. 터미널의 경영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였고 그로 인하여 손실이 발생했다면 그에 대한 책임 또한 경영주체에게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경영상 어려움이 발생하였다고 해서 더 이상의 운영은 어렵다며 지자체에게 매입을 요구 한다는 자체가 이해가 안된다. 물론 그렇게 요구했던 이유 중에는 터미널이 공익을 위한 시설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본다. 게다가 보령시가 관광지로서의 입지를 크게 갖고있다는 사실 또한 중요한 요건이었을 것이다.

반대로 생각해 보면 터미널 사업자가 관광 보령의 혜택을 입어서 큰 수익을 올렸다면 지금 그들이 요구하는 것 만큼의 큰 액수를 보령시에 내 놓았을까?

보령종합터미널에 대하여 확인해 가는 과정에서 누가 누구를 미워하거나 음해하기 위함이 아니었고, 보령시가 어떠한 선택을 하든 적어도 이 사실 만큼은 시민들이 꼭 알고 있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접근하게 됐다.

지금까지 기사에서 다뤘던 내용 중 가장 의문이 가는 사실 몇 가지만 사실에 근거하여 언급하고자 한다.

첫째, 보령시는 왜 토지 잔금 납입 기한을 무려 1년3개월여 기간 동안 연장해 주었는가?

일반적으로 관급공사를 계약함에 있어서 기간의 연장이라는 것이 쉽지 않다고 알고 있다. 물론 납입 기한의 연장에 따른 이자는 모두 다 받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보령시는 말하고 있다. 그러나 사후에 이자를 모두 징수했다는 것(이것은 오히려 당연한 일이다)이 중요한 논제가 아니라 어떤 이유로 기간연장을 해 주었는가 하는 것이다.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선에서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납입기간 연장의 이유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부동산의 매매에 있어서 잔금 납입 기한을 지키지 못한다면 그 계약에 따른 모든 계약금액은 매도인에게 돌아가고 매수자와의 계약을 해지하는 것이 당연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공익을 위한 시설이기 때문에 시민의 불편을 없애고 관광보령의 이미지를 위해서 사업을 계속 추진해야 한다는 논리만 내세워서 연장을 해주었다고 한다면 명확한 대답으로는 좀 궁색하지 않은가 한다.

둘째, 보령터미널 부지에 대한 소유권을 잔금을 받기도 전에 왜 먼저 옮겨 주었을까?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된다. 잔금을 받기도 전에 명의를 이전해 준다면 누군들 이런 일을 할 수 없겠는가? 이 사실을 알게 되는 누구라도 특혜라고 생각 할 수 있으며 명백한 위법이라고 의문을 가질 수 있다. 명의를 옮겨줌과 동시에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서 곧바로 잔금을 지불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말 할 수 있을지 모르나 그것은 말 그대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우려는 일일 것이다.

셋째, 현재 보령시에서 매입하려는 가격 56억원이 절대 과다지출이 아니며 적정하다?

당시 터미널이 들어설 때의 땅값이 가장 호가였으며 상권형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기에 분양가가 높았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에 따라 감정가도 당연히 높게 형성되었고... 현재의 터미널 상권은 최저 수준이며 그 영향으로 주변의 땅값과 건물의 값어치도 하락하고 있다. 건물의 감가상각을 고려해야 하는 것 또한 당연한 사실이다.

위와 같은 사실은 어떻게 생각해 보더라도 의문이 쉽게 사라지질 않는다.

네째, 시의회에 대한 아쉬움

지난 2010년 10월15일 '2011년도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이 '제137회 보령시의회(임시회) 총무위원회'에서 통과 되었다. 당시 시의원들 중 최은순의원, 박영진의원, 김정원의원은 터미널 사업자의 요구사항을 그대로 받아 들인다면 차후 이 모든 책임이 시의회로 돌아올 수 있는데 쉽게 결정할 사항이 아니라며 난색을 표했으나 터미널이 폐쇄 된다면 시민의 발이 묶이고 관광보령의 이미지가 실추된다는 논리에 수긍할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여진다. 당시 터미널 사업자는 보령시가 터미널을 사주지 않는다면 터미널을 폐쇄하겠다며 압력을 넣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총무위원회가 열리기 전에 가졌던 의원간담회(2010년10월11일, 2010년11월15일)문건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시의원의 역할이 무엇인가? 시민의 재산과 권리를 올바로 지켜내기 위한 감시자로 시 집행부를 견제하여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애쓰는 것이라고 본다.

시의원들은 보령터미널의 공영화를 추진하려고 하는 이때 보령시의 재정형편과 시민들의 여론을 심도있게 살펴보았는지 묻고싶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 곤란해지지 않을까 모두가 쉬쉬하며 넘어가려고 하지 않았는지 말이다. 본 신문사와 인터뷰 때 한 의원은 “냉정하게 제대로 심의하지 못하고 졸속 승인 했다”며 안타까워 했다. 총무위원회의 회의록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시민들이 이 사실을 알게되면 시의회를 어떻게 보겠는가”하는 우려가 현실로 드러난 것이다.

터미널의 부재로 인한 시민들의 불편과 관광보령의 이미지를 생각해야 한다는 의견에는 동감한다.

하지만 수십억의 돈을 들여서 얻어지는 실익이 과연 얼마나 될지는 확인 할 필요가 있다. 자금을 투자하여 터미널을 정상화하면 당장은 좋아 보일 수 있겠지만 속에서 부터 곪아 간다면 오래 가기가 어려운 것이다. 이젠 정말 속이 알차고 건강해야 한다. 전시를 위한 것 보다는 내실이 무엇보다 중요한 때이다.

우리 보령시가 보다 더 살기 좋은 동네가 될 수 있다면 보령시의 시민으로서 조금의 불편은 감수하겠다. 그런 재정적 여유가 있다면 좀 더 급한 일(부채해결, 복지정책)에 투자하자.

터미널을 이용하는 승객의 유형을 살펴보면 버스를 타기 위해 터미널에서 대기하는 시간이 그리 길지 않은 것을 알 수 있다. 운행 시간표를 미리 확인하고 차량이 출발하기 전 길어야 10분 전후로 터미널에 나와서 타고 가는 현실이다. 예전의 버스대합실에서 하염없이 기다리던 때가 아닌 것이다.

터미널 전체를 매입하려고 법원 경매에 참여 의사를 가지고 일을 추진 해왔던 분을 만날 수 있었다. 적어도 터미널 매입 의사를 가진 사람이 있다는 사실은 문제 해결에 희망적이다.

계속해서 보령시와 시의원들을 지켜 볼 것이다. 보령시의 미래를 위해 어떤 선택이 좋을지 지역 내 또 다른 언론사들의 관심과 제언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