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돼지를 지켜줄 수의사가 없다!!
소·돼지를 지켜줄 수의사가 없다!!
  • 김채수 기자
  • 승인 2022.12.25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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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시대’ 사라진 ‘대 동물 수의사’―

―동물병원 수의사의 82%가 '반려동물' 수의사―

 

소 사육두수는 늘어나고 가축 전염병은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어 소·구제역 등 전염병이 유행되면 살처분(殺處分)에 가슴 아픈 축산농가의 한숨 소리가 텅 빈 축사에서 들리지 않아야 하겠다.

남포면에서 100여 마리의 소를 사육하는 G씨는 몇 개월 전 새벽에 암소 한 마리가 송아지 출산 과정에서 난산(難産)을 겪는 일을 경험했다.

농장주는 수의사를 찾았지만, 시간에 맞춰 진료를 해줄 수 있는 수의사는 없었다. 결국 암소의 난산으로 송아지를 떠나보내야 했다.

보령시에는 4~5명의 대 동물 진료 개업 수의사가 있는데 고령으로 인한 활동 제한으로 실제로 활동을 하고 있는 수의사는 2~3명이어서 절대수가 부족하다고 한다.

따라서 축산 농가들은 가축질병의 70%가 응급을 요하는데 특히

임신한 소의 난산(難産)·송아지 탈수증(脫水症)·급성폐렴이어서 수의사 왕진 요청을 하지만 주말·심야·장거리이동 등으로 왕진이 어려워 응급상황에 발 빠른 대처를 할 수 없다고 한다.

대한수의사 학회에 따르면 전국 수의사면허 소지자 중에서 대 동물을 치료하는 동물병원 개업 수의사로 활동 중인 수의사는 전체 수의사 면허 소지자의 8% 정도에 비해 82%정도는 도시 지역에서 개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치료하는 수의사라고 한다.

이와 같이 대 동물 진료 수의사가 부족한 탓에 대 동물 수의사 1명이 맡아야 하는 소는 갈수록 늘어난다. 여기에는 사육 두수가 늘어나는 이유도 한몫하고 있지만 축산 농가들은 대 동물 수의사가 실제로 맡고 있는 소가 생각보다 훨씬 많다고 이야기를 한다.

대동물수의사의 고령화로 은퇴한 자리가 채워지지 않는다면 축산경영에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 대부분의 수의사가 도시에서 반려 동물 수의사로 종사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열악한 소도시 농촌지역에서 대 동물 수의사로 활동하는 것을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농촌지역 축산농가에서 사라져가는 대 동물 수의사가 제자리로 되돌아 올 수 있는 방안이 강구되어야 할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