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화병 다스리기(1)
울화병 다스리기(1)
  • 보령뉴스
  • 승인 2011.04.12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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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는 울화병이 많은 시대이다. 세계적으로 우울증이 10년마다 거의 2배씩 늘고 있다. 우리 민족에 유독 많은 화병은 온 세상에 유명한데 그 이유는 화병이라는 병명이 오직 우리나라에만 있기 때문이다.

울이란 제 뜻대로 하지 못해서 갑갑해 하는 것이다.  하고픈 말을 못하여 가슴에 쌓인 것이 울이요, 불만이 쌓여 터질 것 같고 신경질이 나는 것도 울이요, 미움과 질투와 분노에 잡혀 스스로 감당키 힘들어 할 때 울증이 된다.
 
화는 열증이 심해져서 변형된 증상들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머리가 아프며, 어지럽고, 얼굴이 붉고 화끈거린다든지 잠을 못자며, 가슴에 불이 들어 있는 것처럼 답답하며 괴롭게 된다. 즉 화병은 울화가 치밀어 올라 생기는 것으로 울은 원인이요, 화는 증세를 가리킨다.
 
왜 참으면 열이 오르고 답답할까?
자기 중심의 인간관계 속에서 스트레스를 받아 화가 나거나 짜증이 계속되거나 과도한 긴장이 지속되면 흔히 열감을 느낀다.  이렇게 사람이 신경과 감정이 지나치면 열을 받는데 이 열이 자주 반복되거나 점차 심해지면 울화병이 되는 것이다.  열을 받아 상기되고 화가 위로 뜨게 되면 혈액과 체액이 따라서 올라간다.  혈액이나 체액이 몰려 올라가 내려가지 못하면 흉부와 상체에서 압력이 높아진다.  이렇게 압력이 높아지게 되면 가슴이 답답해지고 괴롭게 된다. 흉부에 생긴 압력과 열은 머리 쪽에서 내려가는 대사를 방해하며 막는다.  점차 머리에도 혈액과 체액의 대사가 나빠지면서 압력이 발생된다.  이 압력이 높아감에 따라서 신경계통을 압박하여 머리에 열이 있고 아프며 어지럽게 된다. 심하면 정수리가 항상 뜨겁고 머리가 빠지기도 한다.
 
화병이 심해지면 전신 증상으로 팔다리와 관절이 아프다.  소화와 대소변이 시원찮고 배에 가스가 찬다. 꿈이 많고 잠들기 어려운 증들이 나타난다.  이는 기운이 위로 뜨니 아래로 기운이 충분히 가지 못하므로 자연히 대소변이 시원찮고, 기운의 흐름이 막히니 속이 편치 않고, 오장육부가 서로 도와주지 못하니 팔다리 피부까지 기혈의 순환이 나쁜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넓은 의미로 화병이란 평안하지 못한 마음에서 생기는 모든 병리적인 정신 신체 증상들과 이로 인한 질병들을 가리킨다.  칠정상(사람의 7가지 감정인 희, 노, 애, 락, 슬픔, 놀람, 두려움이 지나쳐서 생기는 병증)이라는 것도 이와 같으며, 우리 인간의 많은 병들의 뿌리가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우울증, 공황장애 등 정신질환의 절반은 이 울화증으로부터 시작된다.
 
울화병의 원인은 이 세상 무엇보다도 나 자신만을 사랑하는 것에 있다.  나 자신에 갇혀서 나를 연민하고 동정하는 동안에는 울화병에서 완전 치유되기 어렵다.
또 울화병은 갱년기 증상과는 다르다.  대개는 화병도 인내의 세월을 견디어 오다가 심해져 남들이 아는 때는 대개 50전후가 된다.  갱년기 증상도 50전후에 나타난다.  물론 울화가 있는 사람이 갱년기 증상도 심한 것이 보통이다.  갱년기 우울증도 이런 병력을 갖는다.
 
내 마음과 몸은 내가 잘 알기 때문에, 또 이 정도는 괜찮다고 스스로 자가 진단을 하여 흔히는 병이 깊어진 뒤에 한의원을 찾는 것이 일반적이다.  울화증이 나타나면 먼저 자신의 마음을 다스려야 하며, 가슴이 계속 답답하면 산책이나 운동 또는 알맞은 진료 처방으로 전신적인 병증을 보이기 전에 빨리 치료해야 한다.
 
한의학은 약 삼천 년 전부터 울화병의 진단과 치료에 좋은 효과를 보여 왔다.  동양의 나라들 중 특히 우리 민족에게 많은 것이 울화병이었다.  조선 오백년의 남존여비, 양반제도, 사논공상, 시집살이, 유교의 형식들과 어려운 경제로 인한 핍박한 삶들이 정이 많고 신명도 많은 우리 민족에 깊은 한과 많은 울화병을 낳았다.
 
그러나 경제적 삶에 여유가 생기고 여러 가지 굴레에서 벗어난 현대의 삶속에서도 여전히 울화병은 계속되고 있다.  이런 울화에서 벗어나는 것은 갇힌 자아에서 벗어나는 것이 우선이다.  너와 나의 인간관계속에 아버지의 나라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나보다 남을 낫게 여기라는 서신서의 말씀처럼 서로의 관계 속에서 나를 낮추면 상대방의 마음과 서로 교통할 수 있다.  그리고 나를 사랑하여 자신을 버리신 예수님의 사랑을 받아들이고 그 사랑 안에서 항상 살아가자!  나 자신보다 더 예수님을 사랑하면서~~ 내 가족 내 이웃을 더욱 사랑하면서~~
 
우석대학교 한의과대학 겸임교수 감초당한의원장 김영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