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 싼 주제에 매화 타령한다’는 말이 있다. 매화는 일제시대까지 있었던 매화틀이라 부르는 아동용 이동 변기를 말한다. 정작 대변을 못 가리는 아이는 뒷간이나 마당가에 있는 화장실에 밤에는 무서워서 혼자서 못 가곤 하였다. 꾹꾹 참고 자다가 그만 요나 바지에 똥을 싸고는 매화가 없어서 그랬노라고 도리어 큰소리치는 것을 빗댄 말이다.
또 참지 못하고 때 없이 소리 나게 방귀를 뀌는 것은 분명 웃음의 소재가 된다. 냄새가 나는 방귀를 자주 뀌는 건 대개 소화불량 때문이다. 우리가 맛있게 먹은 음식을 잘 소화시키고 삭이면 냄새가 적게 나게 된다. 흔히 위와 장을 치료하다보면 없던 방귀가 잦기도 하는데 이것은 소화관이 운동하여 가스의 발생이 많아지는 현상이므로 나쁜 것이 아니다.
대변의 냄새 또한 방귀의 냄새와 같은 이치이다. 소화가 잘 된 대변은 코를 자극하는 냄새가 아니며 심하지 않다. 대개 젖이나 우유만 먹는 어린이보다 여러 가지 다양한 음식을 먹는 어른이 냄새가 더 심하고 고약하다. 하지만 어린이도 체하거나 소화불량이 되면 변에서 방귀에서 뿐만 아니라 또 트림까지도 시큼하고 쉰내가 난다. 어른에서도 소화가 잘 되면 대변에서 이상한 냄새는 별로 없다. 그러나 쉰내가 나는 대변을 보면 습이 많아진 상태로 진단한다. 소화기에 병리적으로 습이 많아지면 그래서 온몸까지 습이 많아져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대변의 색도 늘 주의해서 살펴보아야 한다. 어린 아이가 녹색변을 보는 것은 장내 이상 발효가 나타나는 것이다. 또 놀라거나 소화불량이거나 지방이 많은 음식을 먹어도 녹색변을 본다. 아이가 놀라면 간과 쓸개가 흥분하여 간즙분비를 과도하게 한다. 왕성하게 분비된 쓸개즙이 소화되고 있는 음식물에 섞이어 소화 흡수되는 과정을 거친다. 마지막 과정에서 과도하게 분비된 이 쓸개즙은 재흡수과정을 한 번 더 거치며 흡수한 쓸개즙은 재활용되는 것이다. 이런 과정이 잘 이루어지면 대변이 황금색을 띄게 된다. 쓸개즙의 분비가 너무 많거나 재흡수 능력이 좋지 못하면 녹색변이 된다. 이럴 때에 한방에서는 쓸개즙 분비를 억제하는 치료를 우선 한다. 재흡수력을 높이거나 또 지방과 영양의 소화와 흡수력을 높여 주어 놀래서 발생된 소화불량과 녹색변을 치료할 수 있다.
대변은 하루나 이틀에 한번 어렵지 않게 보는 것이 정상이다. 대변을 볼 때 힘들지 않고 규칙적이라면 삼사일에 한 번씩도 무방하다. 그러나 하루 한번이라도 힘들거나 설사한다면 정상적이 아닌 것이다.
또 대변을 하루 두 번 이상 가는 것은 적체 때문인 경우가 많다. 적체란 만성적인 식체를 말하는데 대개는 위벽이 두꺼워져 있는 경우가 많다. 약간 묽으면서도 시원치 않고 대변의 끝에 가면 묽거나 가늘어 진다. 이런 증상이 보이면 소화가 쉬운 음식물을 선택하여 따뜻하게 요리하여 먹는 것이 좋다. 노릇하게 굽거나 찐 음식으로 가볍게 먹는 것이 좋다.
아침마다 바나나처럼 정상적인 쾌변을 보는 것은 중요하다. 식사 시간을 맞추어 먹는 것과 적절한 양을 먹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음식물을 다양하게 섭취하며 편식하지 말고 섬유질이 많고 뱃속이 편한 음식물을 먹는 것이 좋다. 정기적으로 걷는 운동을 한다면 더욱 좋으며 마음을 편안하게 하며 좋은 공기를 많이 마시면 더욱 좋겠다.
우리 주위에서 마음이 급하며 안정이 없고 욕심이 앞서므로 급하거나 또 음식 절제를 하지 못해서 계속적으로 비정상 변을 보며 오래 가는 경우도 많다. 물론 변비나 설사형 대변이 대장의 문제만이 아니고 전신적인 이유 그 중에도 정신적인 이유가 훨씬 많다.
위의 소화력은 규칙적인 상체 운동이나 일 그리고 마음을 편하게 하고 좋은 공기를 마시면 좋아진다. 장의 흡수력은 따뜻한 음식물을 규칙적으로 먹되 소식하고 차가운 물을 많이 마시지 말아야 좋아 한다. 그리고 땀을 약간 흘리는 정도로 심폐운동이나 다리운동을 할수록 흡수력이 좋아진다.
늘 감사하며 기쁨 가운데 평강을 누리는 것은 온몸을 강건케 한다. 마음 중심에 기쁨과 감사가 채워지면 온몸이 기뻐할 것이다. 오장육부 가운데 소화기가 그 중심이다. 항상 기뻐하며 범사에 감사하며 찬양하는 삶을 산다면 몸의 중심부까지 기뻐하고 즐거워하며 춤추는 것이 당연한 것은 더 말할 나위가 없겠다.
우석한의대 겸임교수 감초당한의원장 김영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