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즈음에는 늦게 들어오는 아빠와 놀다가 늦게 잠드는 아이들로 걱정하는 부모도 많다. 신생아에서 돌이 될 때까지는 하루 중 대부분을 잔다. 어릴수록 수면시간이 많은데 영아는 자면서 오장과 육부라 부르는 중요 기관들과 뼈가 성장한다. 또한 아이 일수록 자면서 기운이 자라고 키와 체중도 커간다. 그래서 유치원 때까지 점심 후에 낮잠시간을 준다.
설립자가 의사인 어떤 대안 중고등학교에서는 점심 후 30분 정도 오수시간이 있다. 이런 점심 후나 오후의 잠깐 동안의 낮잠은 활동이 많고 두뇌를 많이 쓰는 사람에게 매우 이롭다. 그러나 40분 이상 자면 깊은 수면에서 곧장 일어나게 되므로 한참동안 몸이 나른하며 힘들고 밤잠에도 지장을 준다.
뇌는 근육과 달라서 쉰다고 뇌의 피로가 회복되지는 않는다. 뇌에 피로를 풀려면 잠이 필요하다. 특히 뇌가 활발하게 작용하기 위해서는 신경전달 물질과 호르몬의 충족이 필요하다. 장시간의 활동으로 신경전달 물질들과 호르몬은 대사 가운데 분해되면서 서서히 피로물질들이 뇌 안에 쌓여 가는데, 그렇게 되면 우리는 피로와 졸음이 오게 된다.
잠을 자는 동안 전날에 잔머리를 굴리고 또 깊이 생각하고, 삶의 여러 모습과 관계 속에서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느라 몰려 든 두뇌의 충혈을 풀어준다. 즉 활동하는 동안 쌓인 피로물질들이 자는 동안에 서서히 제거되고, 뇌 작용에 필요한 신경전달 물질과 호르몬이 생성된다. 그리고 피로를 풀고 나면 꿈을 꾸게 되는데 대개의 꿈들은 잊어버린다. 그 다음으로 정상적인 수면 중 일어나는 일들, 즉 정상 심폐 리듬 회복, 성장호르몬 분비, 다음 날의 모든 기능들의 준비 등을 하게 된다.
자는 사람은 눈동자의 움직임을 보고 수면의 깊이를 알 수 있다. 눈동자는 느린 운동기(NREM, 15분-25분)와 빠른 운동기(REM, 1.5시간 정도)의 리듬이 교대로 이루어진다. 눈동자의 느린 운동기에는 피로를 푸는 시간이며, 빠른 운동기에는 꿈을 꾸며 내일을 준비하는 과정임을 알려준다.
그러면 바람직한 수면과 습관을 알아보기로 하자! 일반적으로 수면시간은 4-10시간형으로 다양하며 초저녁형과 아침형 등 수면의 유형들도 다양하다.
공부하는 학생들은 6시간 정도의 수면시간은 필요하다. 자정을 넘지 않게 잠드는 것이 좋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오후 11시에서 새벽 1시 사이에는 반드시 잘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자정 이전의 잠은 새벽 1시 이후에 잠드는 것보다 잠의 효율면에서 2배 가까이 효과가 좋다. 공부하기 가장 좋은 수면은 천년 이상 산사나 수도원에서 행해져 내려오는 9시 전후에 잠들고 2시 전후에 일어나는 방식이다.
이상적인 수면 리듬은 봄 여름에는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이 좋고, 가을 겨울에는 일찍 자고 늦게 일어나는 게 좋다. 우리 몸에서 작용하는 생체시계는 해 뜨고 지는 시간을 중심으로 정확하게 반응한다.
잠자는 곳도 중요하다. 책상에 엎드려 자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가능하면 쾌적하고 조용한 곳에서 적절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고 편안한 자세로 자는 것이 좋다. 전기제품 특히 TV, 컴퓨터는 끄는 것이 좋고, 자극적인 냄새도 없어야 하고, 어둡고 조용한 분위기여야 한다.
잠자는 시간은 개인차가 크다. 일어났을 때 개운함을 느낄 수 있으면 적절한 수면을 취한 것이다. 일정한 시각에 일어나면서 잠드는 시각을 조금씩 늦춰 적절한 수면시간을 찾아내든지, 아니면 일정한 시각에 잠들면서 기상시각을 조금씩 앞당겨 적절한 수면시간을 찾아내면 자신의 적절한 수면시간을 알 수 있게 된다. 25-30세 때까지 만들어진 수면 습관이 대체로 평생의 수면 습관으로 결정된다. 수면 습관의 교정은 25세 이전에는 쉽게 교정되는데 적어도 3주 이상이 걸리며, 1-2시간 교정시킨다.
깊은 수면을 위해서 40분 정도 걷는다든지, 미지근한 물로 목욕하기, 독서 등으로 수면을 유도하면 좋다. 약간의 단 음식, 꿀을 탄 데운 우유 등도 쉽게 수면으로 들어가게 유도한다. 또 꿈이 없는 깊은 수면을 위해서는 자기 전에 마시는 진한 대추탕도 좋다.
주의 할 것은 많은 음식을 먹거나 마시고 자면 깊은 잠에 방해가 되며, 특히 잠자기 전에 다량의 수분을 섭취하면 아침에 몸과 머리를 무겁고 어지럽게 만들 수 있다. 자기 전에는 배를 비우고 잠을 청하는 게 좋다.
잠자리에 드는 시간은 두뇌와 몸을 쉬고 정리 정돈하는 시간이다. 저녁에는 적게 먹고 좀 더 일찍 잠자리에 들고 가능하면 일찍 일어나서 열공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다. 식사 전후로 10여분이라도 걷고 자기 전에 암기공부는 피하는 게 좋다. 잠자리에 들었을 때 하루를 감사와 기쁨으로 마감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수님께 모든 것을 맡겨 드리고 성령안에서 기도하고 잠들라 그리하면 내일은 더 강건해질 것이다.
우석대한의대겸임교수 감초당한의원장 김영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