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의 공부 종결자
새 학기의 공부 종결자
  • 보령뉴스
  • 승인 2011.03.09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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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까지 과거를 준비하던 학생들은 공부할 때 어떤 책의 글을 해석하고 이해하면 외워질 때까지 수 백 번이라도 읽곤 하였다. 대체로 문과의 과거 시험은 책장을 지정해주면 돌아앉아서 외우는 ‘배강’을 통과하여야 하였다. 한 책을 만 번까지 읽는 경우도 있었다고 전해진다. 그 때에도 졸음과 체력이 문제였다. 졸음을 막기 위해서 머리띠 묶기, 격문 써 붙이기, 내 살 찌르기, 불로 지지기 등 모든 방법을 활용했다는 기록들이 남아 있다.

특히나 사춘기의 글방도령 시절에는 꽃피는 봄이 문제였다. 싱숭생숭 들뜨는 마음으로 서당을 오가며 어여쁜 처자들에게 마음이 내닫는 것을 어찌하지 못했다. 여기에 졸음은 더욱 야자 시간의 공부를 방해하였다. 사춘기를 지나면서 과거에 급제가 눈앞의 현실로 다가오지만 마음과 몸은 따로 놀기에 바빴다. 이런 문제점들은 현재에도 똑같다.

이제 따뜻한 기운이 매일매일 더해가며 봄이 오고 있다. 이 따뜻해져 가는 힘이 봄기운으로 모든 식물의 새싹의 발생을 부추긴다. 그 발산력으로 모든 동물과 사람도 상기되며 마음이 들뜨게 된다. 봄에 활동하면 땀구멍이 열리며 신진대사가 점차 빨라지는데, 이 때 간이 가장 많이 일하며 피로해지기 쉽다.

학생들은 계절이 바뀌는 때에 몸과 마음이 더 힘들어 하고 피로해한다. 부모와 친지들의 기대 때문에 책상에 계속 앉아도 성적은 오르지 않고 어깨와 머리는 무겁기만 하다. 몸 안의 대사를 모르는 부모들은 하루 종일 계속 공부만 하라고 자녀를 짓누른다. 그런데 우리의 뇌에는 대사가 있으며, 개개인 고유의 리듬도 있다.

위장을 예로 들면 음식을 먹고 소화시키고 다시 배가 고파지고 다시 음식을 먹는 규칙적인 위장의 대사가 있다. 살을 찌우고 싶다고 해서 하루에 6끼를 먹거나 하루 종일 먹기만 할 수는 없다. 위장이나 뇌나 모두 먹고 또, 쉬는 시간이 필요하다. 암기와 이해 등 두뇌를 쓰면 뇌로 기운과 혈액이 더욱 필요하다. 따라서 쉬지 않고 공부하면 뇌충혈 상태가 된다. 뇌가 충혈되면 설레면서 잠이 잘 안 오고, 6-7시간 자고 나도 잠깐 잔 것 같이 멍하게 된다. 그래서 뇌충혈을 내려주는, 즉 뇌를 쉬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뇌 대사는 식사시간에 쉬고, 수면 시에도 쉰다. 또한 걸으면 혈액이 머리에서 몸을 거쳐 다리로 내려간다. 그래서 식사 전후로 10여분 정도씩 걸어주는 것이 좋으며, 수면시간도 하루 5-6시간 정도는 유지하는 것이 좋다. 40여분 정도를 천천히 걷거나 살살 뛰는 것은 두뇌를 쉬게 하는 적극적인 방법이다. 공복에 걸으면 기와 혈이 다리로 내려간다. 이때에 머리와 복부의 대사가 이루어지고, 소화기 대사와 하지 혈액순환이 강력하게 이루어진다. 소화력과 심폐기능이 효과적으로 일어나므로 몸의 대사 전반이 좋아진다. 대입 수능 하루 전까지 운동장을 돌게 하는 학교가 대부분 시험성적이 좋다. 왜냐하면 매일 아침 달리므로 좋은 두뇌대사, 소화기, 심폐 순환 등 온몸의 대사가 좋은 환경 속에서 공부하기 때문이다.

식사는 적당히 먹게 하는 것이 좋으며, 과식하면 식곤증과 소화불량을 초래하기 쉽다. 수산물, 과일, 야채, 견과류, 콩류, 오곡으로 만든 탄수화물 음식 등은 두뇌의 영양식으로 볼 수 있다. 또한 간식은 어릴수록 꼭 먹이는 것이 좋은데 두뇌에 좋은 식품이나 또 식사만으로는 충분치 못한 영양을 채우는 것들이 좋다. 고단백 식품(치즈, 살코기, 물고기 등)과 식물성 기름을 함유한 견과류들(호두, 잣, 해바라기씨, 참깨, 들깨 등)이 좋다. 이들은 뇌의 대사를 좋게 하며 변비를 풀어주고, 두뇌에 산소를 포함한 영양을 공급해준다.

공부하는 자세도 중요하다. 허리를 곧추 세우고, 어깨와 팔다리에 힘을 빼는 게 좋다. 턱을 들지 말며 가슴 쪽으로 당기는 듯하며, 가슴을 약간 내밀고 긴장을 푸는 자세가 좋다. 그리고 하루 중 공복으로 복식호흡을 하는 것이 좋다. 주로 아침과 수업시간 전후가 가장 효과적이다.

그리고 아침마다 하루를 계획할 때 나의 모든 약점과 나쁜 습관 또 마음 가운데 염려, 불안, 근심, 두려움, 죄의식 등을 다 예수님께 드리는 기도가 필요하다. 이러므로 나의 부족함 가운데 빠지지 않고 나의 가능성을 잘 아시는 주님께서 100% 내 두뇌와 몸을 활용하게 해 주신다.

그리고 40-50분 집중하고 10-20분 쉬는 스타일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3-4시간씩 꼼짝하지 않고 앉아서 공부하는 것은 좋은 것이 아니다. 우선 집중력이 떨어지고 무엇보다 몸의 체력소모와 피로가 너무 많다. 매일 계속하면 무리가 따른다.

수업 전 또는 공부 전에 편하게 바른 자세로 앉아서 묵상이나 기도를 하며 마음을 평강하게 한다. 예수님께 나를 다 드리고 보혈을 지난 후 예수의 이름으로 내 마음과 몸에 평강과 안식, 기쁨과 영광을 선포하고 마음을 공부에 집중한다. 50분 동안의 스케줄과 분량을 정하고 내 자신을 믿는 가운데 결과를 바라보며 그 얻음을 감사한다. 그리고 즐겁게 공부한다. 이것이 예수 안에서 승리하는 공부법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우석대한의대겸임교수 감초당한의원장 김영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