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물이 소생되고 새싹이 올라오는 봄은 발생과 발산의 계절이다. 날씨가 풀리면서 땅의 표면온도가 상승하고 따뜻한 바람이 불면 나뭇가지 끝과 식물의 정상부 표면이 건조해지면서 식물은 새싹을 틔운다. 나무들은 긴 겨울동안 물을 다 내리고 대사활동을 쉬며 기운을 모은다. 봄이 되면서 햇빛을 받아 신진대사가 돌아가면 뿌리부터 기운을 추슬러서 물과 영양을 빨아올려 가지 끝까지 전해준다. 따스한 봄바람에 건조해진 가지 곳곳의 표면이 갈라 터지면서 움이 나온다. 예쁜 봄꽃을 피워내어 선보일 준비를 시작하는 것이다.
우리 사람도 겨울동안 휴식하면서 기운과 오장의 정기를 충분히 저장하지 못하면 봄이 되면서 기운이 없고 감기와 소화기 몸살로 고생하기 쉽다. 아이들의 키는 봄에 많이 크는데 겨울동안 기운과 오장 정기를 모으지 못하면 밥맛을 잃고 춘곤증과 코피 등을 보이며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다.
겨울에는 일찍 잠자리에 들고 해가 뜬 후에 일어나며 지나치게 땀을 흘리거나 과로하지 않는 것이 좋다. 낮아진 기온이 지속되면 우리 몸에서는 에너지와 영양을 깊은 곳에 저장하는 작용이 일어난다. 그래서 뼈와 신경, 대사물질, 호르몬 등을 넉넉하게 생산하며 신장기능이 강해지며 몸을 강건하게 만들어준다.
봄이 되어 점차 날씨가 따뜻해져 가면서 인체도 혈액과 에너지를 근육층과 피부층으로 더욱 많이 보내주고 머리끝까지 잘 올려주게 된다. 그러자면 오장이 더 많이 일해야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간이 가장 열심히 일하고 피로가 많아진다.
이제 봄을 맞아 피로해지는 간을 돕는 음식이나 영양분들이 필요하다. 신 맛이 나는 봄 나물류와 푸른 채소류, 고단백을 많이 함유한 살코기와 생선류 등이 간에 영양을 주며 간의 기운을 키워준다. 봄나물들과 딸기, 봄채소 등은 비타민과 미네날이 많고 양적인 기운을 많이 가지고 있어서 면역력과 강심 보간작용을 하며 치유력을 높여준다.
봄에는 적당한 운동을 통해서 겨울동안 굳어진 몸을 풀어주는 것이 좋은데 약간 땀이 나는 정도의 운동량이 좋다. 운동을 통하여 땀을 흘리면 간대사 작용을 돕게 되고 몸내부에 몰려서 뭉쳐진 기운을 흩어지게 한다. 간에 좋은 운동은 목운동과 어깨 팔 운동 등 상체운동이 좋다. 운동시간도 아침보다는 오후나 저녁때가 좋으며 햇빛 속에서 하는 것이 더 좋다.
봄에는 아침이 가장 피곤하다. 아침에 간이 가장 왕성히 일하기 때문이다. 일과 활동시간이 늘어가는 봄에는 간의 할일이 많아져서 피로가 누적되기 쉽다. 한의서에서는 “봄에는 일찍 일어나고 늦게 자는 것이 몸에 좋다. 일찍 일어나 뜰을 걷고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하여 마음으로도 만물이 소생하는 것을 도와야 한다. 이웃에게 베풀어 주고 빼앗지 말며, 상을 주고 벌을 주지 말아야 한다. 이것이 봄기운에 맞는 원리이며 우리의 생명을 살리는 도리이다. 이를 거스르면 간을 상하게 된다”고 하였다.
기운이 상승하는 계절인 봄에는 평소 풍열증이 있는 사람들은 뇌혈관질환이 오기 쉽다. 낮과 밤의 기온차가 큰 봄 날씨는 피부와 기관지를 건조하게 한다. 발산과 상기가 잘 되는 봄에는 피부질환이 많이 발생되며 콧물 기침과 목감기가 잘 온다. 봄 감기의 주 원인은 옷을 얇게 입는 것과 찬바람에 폐기를 상하는 것이다. 폐기란 폐기관지의 저항력과 피부의 저항력을 합하여 말하는 것이다. 추위를 잘 타며 땀이 잘 안 나고 감기에 잘 걸리는 사람은 폐기가 약한 것이다. 인체의 양기가 약한 사람은 폐기도 약해지기 쉽다.
오한과 두통, 콧물과 발열을 주 증상으로 하는 풍한감기가 찬바람에 상한 감기이다. 이런 감기를 예방하려면 약간의 땀이 나도록 운동하는 것이 좋다.
또한 봄 감기를 예방하려면 밤에 가습기나 물수건 빨래 등을 사용하여 건조하지 않게 하며 수면을 많이 취하고 저녁에 견과류를 먹는 것이 좋다. 견과류에 들어있는 식물성 기름은 피부와 점막을 보호하고 건조하지 않도록 지켜준다.
봄에는 분을 내거나 스트레스를 주거나 받지 말아야 한다. 너희 짐을 다 내게로 달라고 하시는 예수님께 모두 드리고 예수안에서 긍휼과 사랑의 마음으로 대인관계를 가져야 할 것이다.
봄꽃들이 화사하고 밝은 것은 우울한 일이 많은 우리에게 기쁨을 주시려는 하나님의 배려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우석한의대 겸임교수 감초당한의원장 김영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