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대 호박 가물치는 산후조리 비방?
잔대 호박 가물치는 산후조리 비방?
  • 보령뉴스
  • 승인 2011.01.17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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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한약재로 쓰이는 동식물의 특성과 성질을 잘 활용하여 질병을 다스리고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돌보자는 것이 한의학이다. 한의학에서 약용으로 활용하는 것들은 한약재뿐만 아니라 음식물, 곡식, 과일, 야채, 생선, 곤충들 더나가서 광물질까지 다양하고도 많다.

산후에 허해진 몸을 단백질 지방으로 보하는 경우에 소화가 오래 걸리고 흡수가 어려운 육류보다는 소화흡수가 빠르며 단백질 구조가 육류보다 단순한 물고기가 영양면에서도 충분하여 산후회복에 더 적합하다. 또한 산후에는 기력이 탈진해 있으므로 소화가 잘되어야하고, 젖도 잘나오게 하며, 산후부종에 효과가 많은 음식이나 한약재를 많이 선호하여 왔다.

수 십 년 전의 보릿고개가 여전하던 궁핍한 세상에서 살아오신 할머니들에게 산후에는 가물치 호박 잔대에 엿이나 꿀을 넣어 소주 내리거나 탕으로 먹는 것은 산후 조리에 필수적인 처방이었다. 이 처방은 대를 물려 귀하게 젼해져 내려 온 것이다.

호박은 집 뒤 곁에 있고 엿이나 꿀은 안방 다락 안에 깊이 넣어두는 응급 영양제였다. 잔대와 가물치 또는 잉어는 남편과 친구들이 부인들의 출산 후에는 항상 함께 구하여 오는 것이었다. 밤에 횃불을 들고 물웅덩이나 큰 내에서 작살을 가지고 잉어나 가물치를 잡는 모습을 어릴 때에 본 적이 있었다.

가물치는 ‘여어’라고 부르는데, 이조 선조 때 ‘유인몽’의 <어우야담>에서 부인에게 좋은 물고기라 하여 ‘가모치’라고 별명을 붙였다고 한다. 한의서에서 가물치의 효능을 보면 맛은 달고, 성질은 냉하며, 부종을 다스린다고 하였다. 물론 살이 찌지 않으면서 자궁수축 작용을 한다고 한다. 특히 산후에 어혈과 우울증으로 속에 열이 생겨 소변이 잘 나가지 않고, 부기가 빠지지 않을 때에 먹으면 더욱 좋을 것이다.

그러나 몸이 차거나 젖이 묽으며, 속이 냉하여 설사가 잦은 산모라면 냉한 가물치보다는 잉어나 붕어가 더 좋을 것이다.

호박은 부종을 빼주며 당분의 공급을 한다. 여기에 생강껍질을 넣으면 산후부종에 더욱 효과가 좋다. 산후 부종이 심하면 씨를 뺀 늙은 호박 2-3개에 생강을 200~300g쯤 썰어 넣고 달인 후 짜서 그 물을 먹인다.
잔대는 ‘제니’라 하며 ‘사삼’ 또는 ‘양유’라는 별명을 가졌는데 젖이 잘 나오고 밥맛이 좋아지며 상체에 살이 찌는 약성을 가졌다.

요즈음에도 출산을 하면 흔히 호박에다 꿀과 잔대를 넣고 가물치나 잉어를 넣고 고아서 먹이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가물치나 잉어는 자궁수축과 고단백을 공급한다. 꿀은 영양수액처럼 고혈당 작용을 하며 잔대는 젖이 잘 나오며 살이 찌라는 약재이다. 이런 처방은 자녀를 일곱이나 열을 연년생으로 낳던 할머니 시절에 정말 좋았던 민간 방이다.

그러나 비만을 걱정하는 현대인들은 아무리 산후라 해도 살이 찌는 것을 무엇보다 싫어한다. 그래서 꿀이나 엿과 잔대 가물치 잉어는 필요한 경우에만 전문가의 진단 후 쓰는 것이 좋겠다. 또 산후의 비만은 아랫배와 힙 엉덩이 부분에 집중된다. 몸매가 망가지는 이런 산후 비만의 실체는 몸이 알아서 다산을 대비하는 것이다.

한둘만의 자녀를 원하며 산후 비만을 걱정하는 젊은 엄마들에게는 호박에 생강만을 넣고 고아 만든 탕액이 좋을 것이다.

산모에게는 빠른 회복을 위해서 몸을 따뜻하게 하며, 음식과 한약재도 증상과 상태에 맞게 먹고, 속을 냉하게 하지 않도록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산후의 회복은 하나님의 사랑의 확실한 증거로 아주 쉽게 또 빠르도록 만들어 주셨다. 사랑이 넘쳐나는 그 분은 해조류와 어류, 콩류만 잘 먹고 운동하면 산후의 모든 부족에서 완전한 회복을 주신다.

우석한의대 겸임교수 감초한의원장 김영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