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나물의 발견(하)
봄나물의 발견(하)
  • 보령뉴스
  • 승인 2011.06.01 14: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맛이 쓴 식물은 일반적으로 기운을 내리고 식욕을 촉진하며 소염작용을 가지고 있다. 예로부터 민들레는 동서양 모두 먹거리로 또 민간약으로 널리 다양하게 써 왔다. 이른 봄 풋풋한 어린잎은 국거리로도 쓰고 나물로 무쳐서 먹는다. 민들레는 상당히 쓴맛이 나고 차가운 성질이 있으므로 위와 심장을 튼튼하게 하며 위염이나 위궤양도 치료한다.

뿌리는 가을이나 봄에 캐서 된장에 박아 두었다가 장아찌로도 먹고 김치를 담가서도 먹는다. 우엉과 함께 조려 먹어도 맛이 있고 기름에 튀겨 먹어도 일품이다.

민들레꽃이나 뿌리는 술을 담아 약술로 활용한다. 꽃이나 뿌리에 2∼2.5배의 소주를 부어서 20일쯤 두면 담황색으로 우러난다. 여기에 설탕이나 꿀을 넣고 두 달 전후 숙성시킨 후 걸러낸다. 이 술을 조금씩 마시면 강정·강장제로 효과가 있다. 프랑스 요리에 민들레 샐러드가 있다고 하는데 유럽에서는 민들레를 채소로 많이 먹는다.

서양에서 민들레로 만드는 요리가 열 가지도 넘는데 그 중에서도 민들레 커피는 오래전부터 인기가 좋다. 민들레 뿌리를 말려 볶아서 가루를 내어 물에 타서 마시는 것인데, 맛과 빛깔은 물론 향기까지 커피와 비슷하여 민들레 커피라고 부른다. 커피처럼 자극적이지 않고, 카페인, 습관성, 중독성도 없을 뿐더러 영양이 풍부하고 몸에 매우 유익하므로 우리네도 한번 만들어 마셔 봄직하다.

어디나 흔히 있는 것이 민들레이지만 사람들은 이처럼 효능이 크고 좋은 약재 인줄을 모른다.

한약명은 포공영이라 하며 전초(잎에서 뿌리까지)를 염증 치료약으로 쓴다. 민들레는 맛이 조금 쓰고 달며 약성은 차다. 독이 없으며, 열을 내리고, 소변이 잘 나오게 하고, 강력하게 오래된 염증도 없애준다. 위장을 튼튼하게 하고, 젖을 잘 나오게 하며, 독을 풀고 피를 맑게 하는 등의 작용이 있다.

많은 약효중에서도 유방암, 유종의 고름을 없애는 힘이 매우 강하다. 또 산모의 젖을 나오게 하는데도 효과가 크다. 또한 흰머리를 검게 하고 뼈와 근육을 튼튼하게 하고 갖가지 눈병에도 효과가 있다.

민들레는 세계 도처에 2∼4백 종류가 있으나 국내의 작은 토종 흰민들레가 가장 약성이 뛰어나다. 우리나라의 도시에서 흔히 보는 것은 서양에서 건너온 토종보다 큰 서양 민들레가 대부분이다.

민간에서 ‘쓴나물’, ‘싸랭이’, ‘싸랑부리’라고 불리는 씀바귀는 들판이나 밭두렁 어디에든 흔하게 널려있다. 씀바귀(sowthistle)는 국화과의 다년생으로 씀바귀, 좀씀바귀, 왕씀배의 전초를 말한다. 흔히 씀바귀의 강한 쓴맛 때문에 고채(苦菜)라고도 부르는데 야생의 겨울에도 죽지 않는다하여 유동(遊冬)이라고도 부른다.

시골 농촌에서는 이른 봄철부터 미각을 돋구고 입맛을 되살아나게 하는 나물로 씀바귀를 먹는다. 잎과 뿌리 모두를 나물로 먹는 씀바귀는 너무 써서 끓는 물에 약간 데쳐서 찬물에 오랫동안 우려내어 먹는데, 쓴맛을 즐기는 사람은 그대로 먹을 수 있다. 그러나 배가 냉하여 설사를 자주 하는 사람은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씀바귀는 맛은 쓰고 성질은 차므로 열과 부기를 가라앉히는 효능이 있다. 약효로는 해열, 해독, 건위, 조혈, 소종 등의 효능이 있으며 괴사한 살을 배출시키고 새살을 나오게 한다.

주로 강장, 식욕부진, 이질, 간경화, 유방염, 구내염, 항종양, 항암, 위염, 진정, 진통, 불면증, 축농증, 폐렴, 간염, 고혈압, 지혈, 기침, 혈액순환촉진, 음낭습진, 타박상, 외이염, 종기 등에까지 사용한다. 약용으로는 하루 10~20g 정도를 달여서 복용한다.

조사 결과 씀바귀의 추출물이 토코페롤에 비해 항산화 효과가 14배, 항박테리아 효과가 5배, 콜레스테롤 억제 효과가 7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씀바귀가 항스트레스, 항암, 항알레르기 효과가 높은 것으로도 조사됐다.

씀바귀를 토끼나 돼지에게 먹이면 잔병조차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달래, 냉이, 씀바귀가 노래가사에도 실려 있듯이 한국인의 건강 체질을 말없이 지켜온 천연의 약선 식품이었던 것이다.

꽃댕기 매고 나물을 캐던 옛정취를 살려 산과 들에 나가 약선 식품인 봄나물을 캐어보자! 좋은 공기속에서 하나님께 감사의 찬양을 드리며 운동, 입맛, 건강 일석삼조를 얻으면서 말이다.

 

우석대학교한의대 겸임교수 감초당한의원장 김영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