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나물의 발견 (상)
봄나물의 발견 (상)
  • 김영철원장
  • 승인 2011.05.16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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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래(Allium Regel)는 백합과에 속하는데 산과 들에서 자라는 야생 파의 일종으로서 마늘이나 파의 친구쯤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한약명으로 마늘을 대산, 달래를 소산이라 한다. 이 달래의 잎은 봄철에 먹지만 땅속에 들어 있는 둥근 인경은 일 년 내내 채취해서 먹을 수 있다. 특히 잎이 마를 때 줄기와 뿌리는 알차고 실하다.

이른 봄에 돋는 잎과 알뿌리를 캐서 된장이나 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향이 좋고 입맛을 살린다. 된장국에 넣어 먹으면 국 맛에 감칠맛이 돈다. 알뿌리 날것을 무침으로 먹거나 부침 재료로도 이용한다.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은 전초를 총총 썰어서 양념간장에 넣고 참기름 한 방울 떨군 후 금방 한 쌀밥에 비벼 먹으면 그 맛과 향취가 그만이다.

놀라운 일은 이런 맛있는 봄나물들에 약효도 많고 뛰어나다는 것이다. 달래는 맛은 맵고 성질은 따뜻하다. 소화촉진을 돕고 강장작용도 있으며 여름철 토사곽란과 복통을 치료한다. 예전에는 종기와 벌레에 물렸을 때 찧어 붙이며, 협심통에 식초를 넣고 끓여서 복용했다.

달래의 식품성분은 단백질, 지질, 탄수화물(당질, 섬유질, 회분), 무기질(칼슘, 인, 철, 나트륨, 칼륨), 비타민(A, B1, B2, C, 레티놀, 카로틴, 나이아신)등으로 봄에 필요한 성분들이 많이 들어 있다.

두해살이 풀인 냉이는 우리나라에 골고루 분포되어 있어서 지역에 따라 부르는 이름이 조금씩 다르다. 예를 들어 황해도에서는 '내이', 평안도에서는 '냉이', 경상도에서는 '난생이', '나수랭이', 충청도에서는 '나상이', '나승갱이', 전라도에서는 '나세', '나상구' 등으로 부른다. 한약명은 제채(薺菜)이다.

냉이는 질경이처럼 사람의 발길이 잦은 땅에 잘 자란다. 향기가 진하지만 줄기가 돋아나고 꽃이 피면 향기는 약해진다. 냉이는 오래 끓일수록 향이 진하게 우러나므로 무침이나 생채로 먹기보다는 된장이나 국을 끓일 때 넣는 것이 좋다.

봄철에 냉이는 입맛을 돋구어 주고 냉이국의 향긋한 맛은 춘곤증을 몰아내어 준다. 냉이만큼 뛰어난 약성을 지닌 식물도 흔치 않다. 냉이는 간을 튼튼하게 하고 눈을 밝게 하며 기운을 나게 한다. 위를 튼튼하게 하며 소화를 잘 되게 하고 소변을 잘 나오게 하며 출혈을 멎게 하는 데 매우 좋은 효과를 보인다.

이른 봄철 몸이 나른하고 기운이 없으며 밥맛이 없을 때 냉이를 잘게 썰어서 죽에 넣어 끓여 먹으면 곧 밥맛을 찾고 기력도 되찾을 수 있다.

냉이에는 단백질, 비타민, 회분, 섬유질, 탄수화물, 칼슘, 철분 등 영양성분이 골고루 들어 있는데 특히 비타민A와 칼슘이 많이 들어 있다. 냉이는 간에 쌓인 독을 풀어주고 간기능을 정상으로 회복하게 하며 지방간을 치료하는 데 매우 좋다. 수시로 냉이를 먹으면 위, 간, 장의 기능이 모두 좋아진다.

두릅은 식욕을 북돋우는 대표적인 봄철 나물이다. 두릅은 특유의 향취와 아삭거림으로 애호가들이 봄날을 기다리게 만든다.

두릅은 나무두릅과 땅두릅으로 나뉘는데 살짝 데쳐 놓으면 웬만한 사람은 맛과 향을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비슷하다. 나무두릅은 총목 또는 목두채(木頭菜)라 불린다. 두릅나무의 어린 순을 식용으로 하며 4월 하순쯤 좀 늦게 나오면서 크기가 작다. 땅두릅은 독활(獨活)이라고 부르는데 바람이 불어도 잘 흔들리지 않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4월 초부터 지상으로 좀 길게 자라나온 순을 식용으로 한다.

나무두릅은 보다 식감이 부드러운 반면 땅두릅은 약간 질기고 냄새가 강하기 때문에 나무두릅을 선호하는 사람이 많으나 약성은 땅두릅인 독활이 더 낫다고 볼 수 있다. 나무두릅은 혈당을 낮추는 작용이 있어 당뇨병 환자에게 사용된다.

땅두릅은 식이섬유가 많아 대변이 잘 나가게 한다. 소화액분비를 촉진하고 장내세균의 활성을 높여 이상 발효를 억제하기 때문에 만성적인 소화불량과 복통, 급만성 위염에 효과적이다. 땅두릅과 그 뿌리는 관절과 근육을 튼튼히 하고 소염 · 진통 작용이 강해 두통 신경통 요통 관절통에 효과가 있다.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효과도 있어 정신적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

이들 두릅은 주로 데쳐서 초고추장에 찍어먹거나 육류와 함께 불판에 구워 먹는다. 처음 맛보는 사람은 꼭꼭 씹어 먹어야 하고 맛도 잘 모르고 향기도 강한 편이라서 단번에 좋아하기 힘들다. 어릴 때부터 자주 먹어봐야 속맛을 즐길 수 있다.

봄나물 중 특유의 향내로 사랑받는 두릅은 특히 칼슘, 칼륨, 마그네슘 등의 미네랄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단백질이 많고 지방, 당질, 섬유질, 인, 칼슘, 철분, 비타민(B1·B2·C)과 사포닌 등이 들어 있어 혈당을 내리고 혈중지질을 낮추어주므로 당뇨병, 신장병, 위장병, 구내염에 좋다.

우석한의대 겸임교수 감초당한의원장 김영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