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날의 피로와 식생활
여름날의 피로와 식생활
  • 김윤환기자
  • 승인 2012.09.10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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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유난히 더위가 빨리 시작되고 봄에도 여름 날씨처럼 더운 날이 많다. 장마도 길며 집중호우를 동반하며 무더위는 늦게까지 기승을 부린다. 이런 여름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지치고 피곤하게 한다.

무더위는 기운을 지치게 하며 식욕을 잃게 하여 피로를 부른다. 우리 몸은 무더위로 올라간 체온을 조절하기위해 땀을 배출하고, 빠져나간 체액을 보충하고자 물과 과일, 고단백 등을 요구하게 된다.

무더운 여름에는 시원한 바람과 찬 음식을 좋아하고 찬 것을 마시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지나침은 부족함만 못하다는 말처럼 여름에 너무 차게 하면 병이 되고 너무 덥게 생활하면 기운과 진액이 소모된다. 허약하거나 평소에 몸이 찬 사람은 여름이라도 찬 것을 마시거나 몸을 차게 하거나 피로하지 않게 해야 한다. 물론 건강한 사람도 원기가 더위에 상하지 않도록 영양의 보충이 필요한 계절이다.

여름은 심장의 기운이 주장하는데 이 원기가 부족해지면 입맛을 잃고 머리가 띵해지며 온몸이 노곤해지고 다리에 힘이 없고 약간의 열이 있으면서 물만 자꾸 마시며 땀은 줄줄 흘리게 된다. 이를 예방하려면 심의 양기를 기르고, 비위의 기운을 길러 습기를 이기도록 해야 한다. 우리 선조들은 이런 더위병을 이기려고 삼계탕을 달여 먹고, 생맥산을 만들었으며, 또한 박하차와 오미자차를 마시고, 수박껍질을 차로 끓여 먹었다.

반대로 냉방병이라는 병이 있다. 이는 에어컨을 오래 많이 쏘이던지 시원하고 습한 곳에 오래 거처하여 발생된다. 머리가 아프고 한기가 들며, 몸이 오글거리고 뼈마디가 쑤신다. 가슴이 갑갑하고 몸이 뜨끈뜨끈하면서 땀이 나지 않는다. 또는 오한과 설사가 지속되기도 한다. 이는 계절은 여름인데 거처와 생활은 겨울처럼 해놓으니 몸의 기운 순환이 안 되며 펴지지 못하여 병이 된 것으로, 이때에는 온도를 약간 덥게 하며 땀이 날 때까지 매일 운동을 해야 한다. 이때에 한약을 함께 드시면 매우 효과가 좋다.

또한, 여름과일들은 갈증을 그치게 하며 몸을 서늘하게 식혀주고 단맛과 영양으로 비위의 기운을 길러준다. 적당한 운동으로 심폐의 기운을 길러주고,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여 수분과 전해질을 채워주는 것이 예방법이 된다.

여름에 마음가짐도 한의서에 보면 주변 각각의 개성을 북돋아주며 인정해주고 칭찬해 주는 것이 좋다고 하였다.
여름의 잡병들과 주하병을 예방하려면 적당한 운동과 활동을 하여 땀을 내주며 음식과 환경을 시원하게 하고, 고영양 식이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하병이나 하계열이 오면 긴 역사 속에서 여름건강을 돌보아온 한약으로 치료하면 빠르고 예방효과도 우수하다. 한약치료를 하려면 열사에 피로해진 장기를 식히고 심비위의 기운을 길러주는 청서익기탕, 가미생맥산, 육화탕 등을 대표적으로 활용한다.

우리 인체도 무성하고 놀라운 대자연의 섭리안에 놓인 또 하나의 소우주이다. 왕성한 자연의 움직임처럼 우리에게도 적절한 활동만이 여름 건강의 첩경인 것이다.
마음을 밝고 긍정적으로 가지면서 운동과 일을 적극적인 자세로 열심히 하고, 몸에 맞는 음식들로 건강을 지키면서 건강한 여름을 지내길 기원해본다.

우석대학교한의과대학 겸임교수 감초한의원장 김영철


1)충분한 물에 맥문동, 인삼, 오미자를 2:1:1의 비율로 넣고 유기농 원당이나 꿀로 적당히 간을 한 뒤 끓여 먹는다. 센 불에서 끓이다가 약한 불로 줄여 1시간 반 정도 달인다.

2)수박 껍질의 흰 부분을 말려서 이용해도 되고, 생 수박 껍질을 바로 이용해 만들 수도 있다. 말린 수박 껍질 10g에 물 300ml 혹은 생 수박 껍질 30g에 물 300ml 정도의 비율로 주전자에 끓인다. 끓기 시작하면 불을 줄인 후 달여 내 수박 껍질은 건져내고 차로 마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