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학선, 비닐하우스 집의 꿈 ‘전국민 눈물 바다’
양학선, 비닐하우스 집의 꿈 ‘전국민 눈물 바다’
  • 김윤환
  • 승인 2012.08.07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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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학선 감동 스토리에 아파트, 라면 선물 봇물~ 부모님을 위한 꿈 이뤄

양학선(20·한국체대)은 올림픽 전 부모님께 안전하고 따듯한 집을 지어드리고 싶다고 했다. 그가 그토록 금메달을 바란 이유이기도 하다. 그리고 양학선은 부모님께 그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됐다. 양학선은 7일(한국시간) 런던 노스그리니치 아레나에서 끝난 남자 기계체조 도마 결선에서 1,2차 평균 16.533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공중에서 1080도를 도는 세상에 유일한 기술 ‘양학선(양1)’으로.

양학선은 전남 광주 달동네 단칸방에서 어린시절을 보냈다. 네 식구가 함께 지내기엔 힘든 좁은 곳에서 사춘기를 보내며 가출도 해봤다. 그러나 '도마‘라는 꿈이 있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었다. 방황기를 보내며 가족에 대한 마음도 애뜻해 졌다.

양학선의 부모님은 광주 살림을 파하고 2년 전 전북 고창 석교리에 옮겨왔다. 비닐하우스를 개조한 집에 살고 있다. 집 안 한 구석엔 양학선이 받은 상패와 메달이 잘 정돈돼 있다. 어두컴컴한 집안에서 유일하게 빛나는 곳이다. 어머니 기숙향 씨는 “해준 것도 없는데, 참 효자”라고 했다. 태릉선수촌 훈련비가 하루에 4만원 안팎. 안 쓰고 차곡차곡 모으면 월 80만원 정도다. 그 돈을 모아서 매달 10일 어머니 통장에 넣는다. 아버지 양관권 씨는 “매달 10일이면 돈 잘 들어왔냐고 제 엄마한테 전화를 한다”고 했다.

태릉선수촌에서 하루 8~9시간 고된 훈련을 하면서도 양학선은 하루에도 2번씩 부모님께 전화해 안부를 물었다. 공사장 미장기술자였던 아버지 양씨가 수년 전 어깨를 다치며 안그래도 어려운 가세는 더욱 기울었다. 더구나 비닐하우스는 비가 많이 오는 여름 위험할 수밖에 없었다. 처음 석교리에 온 2010년에도 폭우로 비닐하우스를 제외한 모든 게 쓸려내려갔다.

양학선이 ‘안전하고 따뜻한' 새 집을 지어드리고 싶다는 말은 비유의 표현이 아니었다. 하루 빨리 불안한 비닐하우스에서 부모님을 새 집으로 모시고 싶은 마음 뿐이다.

양학선은 "올림픽 끝나고 집에 가면 부모님 도와 농사도 짓고 같이 낚시도 하러 갈거다. 얼른 그 시간이 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제 양학선은 그 말을 지킬 수 있게 됐다.

또한 양학선의 감동 스토리에 감동한 기업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어 편안한 보금자리가 마련될 전망이다.

비닐하우스에서 금메달을 만들어낸 양학선의 이야기가 알려지자 SM그룹은 7일 아파트를 선물하겠다고 나섰다. 이 회사는 내년 말 완공 예정인 광주광역시의 106㎡(32평)형 아파트 한 채를 기증한다고 밝혔다. 기업 내부의 추가 논의를 거쳐 양학선이 런던에서 귀국하는 대로 광주시청에서 기증식을 할 계획도 잡아놓았다.

농심은 라면 '너구리'를 평생 기증하고 싶다고 밝혔다. 7일 오전 양학선의 어머니가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아들에게 "집에 오면 맛있는 음식을 해주고 싶다. 너구리를 좋아하는데 끓여줄까"라고 말한 게 발단이 됐다. 농심 홍보팀 관계자는 "양학선이 전국민의 성원을 얻고 있는 가운데 어머니께서 우리 제품을 직접 이야기해주신 게 너무 고마웠다"며 "양학선 선수의 가족에게 라면을 제공하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지만 아직 답변을 듣지는 못했다. 구체적인 제공 방식도 상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네티즌들은 이 소식을 접한 뒤 "라면을 제공하지 말고 양학선을 CF 모델로 기용해라", "아예 이참에 '양1'이라는 이름의 라면을 출시해라"는 등의 의견을 내놓고 있다. 농심 측은 "좋은 뜻으로 의사를 전달한 것인데 반나절 사이에 큰 이슈가 돼버렸다. 모델 기용 등 향후 계획은 차차 검토해봐야 할 일"이라고 했다.

한편 양학선은 대한체육회에서 금메달 포상금 6000만원을 받게 된다. 여기에 대한체조협회가 "체조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에게 주겠다"고 걸어놓은 포상금 1억원도 받는다. 신한금융그룹 등 양학선의 후원사에서도 추가 포상금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