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올바른 선택, 어떻게?
[기고문]올바른 선택, 어떻게?
  • 보령뉴스
  • 승인 2012.03.20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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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있어 정말로 참기 힘든 일 중 하나는 바로 “아내와 함께 장보기”이다. 고작 콩나물에 과일 몇 가지를 고르는데 오랜시간을 고민하는 아내의 성격 탓이다. 반면 아내가 참기 힘든 나의 행동은 인터넷쇼핑이다. 자전거용품을 사기위해 몇날 며칠을 컴퓨터에 붙어 있으니 그럴 만도 하다.

우리들은 이렇듯 종류나 대상은 다르지만 “인생은 탄생(Birth)과 죽음(Death) 사이의 선택(Choice)이다”라는 장 폴 사르트르 프랑스 사상가의 말처럼 언제나 선택 속에 살고 있고 우리의 삶에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올해는 20년 만에 국회의원선거와 대통령선거가 있는 선거의 해이기 때문에 우리 개개인의 삶에 어마어마한 영향을 미칠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한다.

그렇다면 현명한 유권자들은 어떻게 후보자를 선택을 하는가? 바로 후보자의 겉모습만 보고 선택하지 않으며, 지역구의 입장을 정확히 대변할 인물인가, 어떤 경력을 가지고 있는가, 준비는 철저하게 돼 있는가, 어떤 분야에 핵심을 두고 의정을 펼쳐나갈 것인가 등을 따진 후 최종 선택을 한다.

그런데 문제는 대다수 유권자들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 후보자 정보들이 그리 많지 않다는데 있다. 만일 내가 자전거용품을 고르는데 변변한 정보가 없다면 당연히 단순한 제품사진을 보고 느낌대로 합리적이지 못한 선택을 할 것이다.

선거철이 되면 거리 유세는 물론 각종 선거 유인물이 돌지만 이 정도의 정보만을 가지고 내가 뽑을 후보자를 선택하기란 사진만으로 자전거용품 선택하기와 별반 다르지 않다.

후보자가 건네주는 학력·경력이 명시된 명함, 거리 곳곳에 붙어 있는 현수막에 표시된 얼굴만으로 과연 얼마나 많은 후보자의 면면을 알아 낼 수 있겠는가?

중앙선관위의 최근 정책선거 의식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선거에서 유권자가 후보자를 결정하는 요인으로 인물을 고려했다는 응답이 40%에 달하는 반면 정책을 보고 후보자를 지지했다는 응답은 25%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면 많은 유권자들이 ‘수박 겉핥기식’ 정보에 의존해 후보자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제19대 국회의원선거가 정책 중심의 선거가 될 수 있도록 매니페스토 정책선거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유권자의 매니페스토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 내기 위해 정당의 정책아젠다에 대한 입장 및 기본정책, 후보자의 선거공약 및 선거공보를 중앙선거관리홈페이지의「정당.정책정보시스템(www.party.nec.go.kr)」에 공개할 예정이며, 선거일 전 일주일(‘12.4.4∼4.10)을 ‘정책.공약 바로알기 주간’으로 지정해 정책.공약을 후보자 선택기준으로 하도록 투표참여 캠페인을 실시한다.

현재 우리는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산업과 대중매체의 발달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시대에 살고 있으며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발전으로 지역의 경계마저 무너지고 있다.

따라서 과거와 같이 흑색선전에 기생하며 감정에 호소하는 정당‧후보자와 정책은 실종되고 순간의 기회를 노리며 연명하는 정상배들은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도태될 것이다. 대신 국민이 간절히 원하는 정책개발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정당과 후보자만이 현명한 우리 유권자의 지지를 받을 것이다.

보령선거관리위원회 관리주임 김선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