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속여제 이상화 '아름다운 눈물'
빙속여제 이상화 '아름다운 눈물'
  • 김윤환 기자
  • 승인 2018.02.18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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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동계올림픽 빙상 500m 은메달...최선을 다했다

'빙속 여제' 이상화(29)의 올림픽 단거리 3연패는 결국 아쉬움으로 마무리 됐다.

이상화는 2월 18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 결선 경기를 치렀다.

그간의 부상을 딛고 세계랭킹 1위 고다이라 나오(32, 일본)에 전혀 뒤지지 않는 실력을 보여준 이상화는 박수받기 충분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상화의 최종 기록은 37초 33. 금메달을 목에 건 고다이라(36초 94)보다 0.39초 뒤진 2위 기록이었다. 하지만 이날 이상화의 레이스는 2위의 가치가 아니었다.

레이스 막판 스탭이 엉키며 조금의 실수가 있었던 점을 제외한다면 충분히 세계랭킹 1위, 고다이라를 제칠 수 있는 레이스였다.

이상화는 이날 10초 20의 스타트 기록을 보이며 이날 경기를 펼친 31명의 선수 중 가장 빠른 기록. 이는 고다이라의 10초 26보다도 빠른 스타트 기록이었다.

뿐만 아니라 이상화가 2013년 11월 세계신기록을 세울 때의 100m 구간 기록인 10초 06과 소치 올림픽 당시의 10초 10과 비교해도 전성기 버금가는 빠른 스피드였다.

이 모든 것을 2번의 수술을 겪고 이룬 점에서 이상화의 이날 레이스는 후회가 없었다. 그만큼 선수로서는 절망적인 무릎 부상과 하지 정맥류 부상에도, 이상화가 한국에서 펼쳐지는 올림픽에 얼만큼의 준비를 했는지를 알게 하는 방증이었다.

이상화는 2010 밴쿠버 대회, 2014 소치 대회에서 500m 금메달리스트다. 세계 기록(36초36), 올림픽 기록 모두 그의 기록일 만큼 오랫동안 세계 정상 자리를 지켰다.

마지막 올림픽 무대에서 미국의 보니 블레어 이후 두 번째 500m 3연속 우승(1988, 1992, 1996년)에 도전했지만 무산됐다.

단거리 3연패 제패는 결국 무산됐지만 이상화가 보여준 승리에 대한 강한 열망과, 목표를 위해 달려나가는 그녀의 금빛 레이스는 박수받기 충분한 '빙속 여제'의 모습이었다.

평창올림픽에서 따낸 은메달은 매우 값진 결과다. 누구보다 후회 없이 달린 결과다. 이상화의 질주는 그래서 아름다웠다.

한편 이상화(29)가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은퇴 무대가 아님을 강조했다. 이상화는 18일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은메달을 따낸 뒤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이번 대회를 끝으로 은퇴하느냐’는 질문에 “아니다. 기회는 있을 것”이라며 “섣부르게 은퇴라고 말할 수 없다. 경기장에 볼 수 있는 시간이 앞으로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평창올림픽에서 따낸 은메달은 누구보다 후회 없이 달린 매우 값진 결과다. 이상화의 질주는 그래서 아름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