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4차 토론] 정책·이념차 선명했던 180분 원탁 공방
[대선 4차 토론] 정책·이념차 선명했던 180분 원탁 공방
  • 김윤환 기자
  • 승인 2017.04.26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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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배치, 찬성이냐 반대냐...공공일자리 현실성 시각차
-보수 홍·유, 문 협공 많아..문 "3자 단일화 땐 적폐 연대"

중앙일보·JTBC·한국정치학회가 25일 공동 주최한 대선후보 TV토론회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보수 후보들이 정면으로 충돌했다. 지난 세 차례 TV토론이 인물대결 구도였다면 이날 토론은 이념구도가 부각됐다.

대선후보 초청 토론 사상 가장 긴 3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원탁 토론회에서 홍 후보는 문 후보를 겨냥해 “지난 토론 때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직접 640만 달러를 받은 게 아니라고 말했는데 가족들이 받은 것은 뇌물이 안 되느냐”고 공격했다.

이에 문 후보는 “제가 노 전 대통령 조사 당시 입회를 했는데 그때 언론 브리핑에서 ‘노 전 대통령이 그 사건과 관련됐다는 아무런 증거를 검찰이 갖고 있지 않았다’고 발표했다”며 “돌아가신 분을 왜 그렇게 욕을 보이느냐”고 반박했다.

홍 후보는 또 문 후보에게 “문 후보의 책『운명』 132페이지를 보면 ‘미국의 월남전 패배와 월남의 패망은 진실의 승리고 결과에 희열을 느꼈다’고 썼다”며 “월남전은 우리 장병 5000명이 죽은 전쟁인데 희열을 느꼈다고 쓴 이유가 뭐냐”고 따졌다.

문 후보는 “월남전에 대한 비판적 견해가 나오는 리영희 선생이 쓴 책 『전환시대의 논리』1, 2, 3부의 내용을 제가 높이 평가한 것”이라고 답했다.

유 후보도 “문 후보는 북한의 핵·미사일 실전배치 가능성이 크다고 인정하면서 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 배치엔 반대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문 후보는 “사드를 배치하면 다음 정부에서 중국으로 하여금 북핵 폐기에 공조할 수 있도록 하는 카드를 쓸 수 없기 때문에 다음 정부로 배치 결정을 넘겨야 한다”고 말했다.

유 후보가 “사드는 한·미 동맹의 상징인데 사드를 배치하지 않고 어떻게 한·미 동맹을 지키느냐”고 재차 묻자 문 후보는 “미국에 무시당하는 나라를 누가 만들었나. 미국 주장에 추종만 하니까 미국은 이제 우리하고 협의할 필요조차 느끼지 못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또 유 후보는 문 후보의 ‘공공일자리 81만 개’공약의 현실성에 대해 공격을 퍼부어 두 사람 간에 격론이 벌어졌다.

이에 맞서 문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유 후보와 홍 후보가 동시에 주장하고 있는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 문제를 협공하기도 했다.

또한 문 후보는 대선 레이스의 막판 변수로 등장한 ‘3자 후보 단일화’ 설을 공격했다. 문 후보는 안철수·홍준표·유승민 후보에게 동시에 “3자 후보 단일화에 대한 입장이 뭐냐”고 물었다.

이에 세 후보 모두 “그럴 일 없다”(안 ), "저는 단일화하지 않는다”(유 ), "저는 생각도 없는데 왜 묻느냐”(홍 )며 단일화에 반대 입장을 표시했다. 이에 심 후보가 단일화에 응하지 말라는 취지에서 “유승민 파이팅”을 외치기도 했다.

그러나 문 후보는 “세 후보의 단일화가 실제로 추진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렇게 될 경우 적폐연대라고 규정하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