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2차토론 평가
대선 2차토론 평가
  • 김윤환 기자
  • 승인 2017.04.20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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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세 몰린 문재인과 여유 찾은 안철수 대조적 평가

2차 대선후보 TV토론회를 지켜본 한국일보 대선자문 교수단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1차 때보다 확실하게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고 후한 점수를 줬다. 안 후보가 토론 태도에서도 한결 여유로워졌고, 정책 비전도 비교적 뚜렷하게 설명했다는 평가다.

안 후보는 첫 인사말부터 활짝 웃는 표정으로, 손을 번쩍 들어 보이는 등 변화된 모습을 보이려 애쓰는 노력이 인상적이었다는 평가다. 각 분야에서 뚜렷한 입장을 밝힌 것 역시 눈에 띄었다.

특히 대북정책에 있어 자강론을 강조하는 모습이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심상정 후보와 질문과 대답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반박과 재반박이 오간 것은 정책 토론의 좋은 예였다”고 말했다.

류재성 계명대 교수도 “자기 신념이 있어 보였다”고 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기초연금 공방에서 사각지대 해소가 소득대체율 인상보다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한 것은 합리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집중 공격을 받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각 현안마다 입장이 모호하다는 점에서 아쉬운 평가를 받았다. 방어에 실패했다는 지적이다.

류 교수는 “문 후보에게 화력이 집중되다 보니, 수세에 몰린 측면이 있지만 제기되는 모든 이슈에 대해서 모호했다”며 “신념이 없는 것처럼 비쳐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도 남북관계 구상에 대해 “자신의 비전을 담은 철학적 기반 없이 남북관계를 이끌어 가려는 것 같아 불안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최재성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외교안보에서 가장 손해 본 후보는 전략적 모호성으로 일관한 문 후보였다”고 했다. 특히 안 후보가 문 후보 측 열성지지자들의 문제를 지적한 것에 대해 답변을 회피하고 넘어간 것은 치명타였다고 입을 모았다.

복지, 노동 공약에서도 추상적 답변으로 일관했다는 평가다. 하 교수는 “노동시장 개혁 관련해 구체적 비전은 얘기하지 않고 당위성만 강조했다”며 “복지 공약 재원조달 문제를 사회적 합의로만 돌리는 것 역시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의 경우, 날카로운 내용을 질문했지만 색깔론 공격을 주도한 점은 아쉬웠다는 평가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대북송금 논란으로 후보들간의 토론이 과열됐을 때 “이제는 미래를 얘기하자”고 딱 끊고 나온 장면이 인상적이었다고 꼽았다. 최재성 교수는 심 후보가 제시한 복지목적세 등 정책을 긍정 평가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경우 국가보안법 폐지 등 새로운 이슈를 제기했지만, 진영 논리로 끌고 가려는 구태의연한 모습이었다는 지적이다. 류 교수는 “문 후보에게 국가보안법 폐지 여부를 묻는 질문은 사실상 기억력 테스트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하 교수는 “억지 주장을 펴는 모습이 잦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