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7명의 목숨을 건진 여성전사
307명의 목숨을 건진 여성전사
  • 김윤환 기자
  • 승인 2013.07.08 23: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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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나 승무원'용기'에 해외 네티즌 '극찬'
- 사고 난 비행기에서 제일 마지막에 탈출…해외 네티즌들도 '감동'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발생한 아시아나항공(020560)여객기 사고에서 헌신적으로 승객들을 구조한 승무원들이 주목 받고 있다.

8일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사고가 난 아시아나 OZ214편에는 총 12명의 승무원이 탑승해 있었다. 성별로는 남자 승무원이1명이었고, 국적별로는 우리나라가 10명, 태국 국적 승무원이 2명이었다.

항공기가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착륙하는 도중 충돌 사고가 발생하면서 승무원 중 7명은 다리를 다치는 등 부상을 입었다. 하지만 주로 왼쪽 편에 있었던 5명의 승무원은 혼란한 기내에서 신속 정확하게 승객들을 대피시키는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선임 승무원인 김지연씨는 다리를 심하게 다친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을 둘러 업고 500m 가량을 띄어 아이가 화상을 입지 않도록 했다.

승무원들은 기내에 승객이 모두 탈출한 이후 항공기에서 마지막으로 빠져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착륙시 승무원 안전 교육 시 받은 훈련내용대로 침착하게 대응했으며 승무원 전원이 한 마음으로 질서 정연하게 탈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착륙사고가 발생한 아시아나 214편 승무원들의 이야기가 전 세계적으로 진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을 향한 국내뿐 아니라 해외 네티즌들의 반응도 뜨겁다.

이윤혜사무장은 사고가 발생한 지난 7일 4명의 다른 승무원과 함께 탑승객 300여명과 정신을 잃은 승무원 7명 등을 모두 탈출시켰다. 그리고 기체가 불길에 휩싸이기 직전, 마지막으로 기내에서 빠져 나왔다.

조앤 헤이스 화이트 샌프란시스코 소방국장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녀(최선임 승무원)는 모두가 내렸는지 확인하길 원했고 결국 마지막 내린 사람 중 한 명이었다"며 "그녀는 내 마음 속의 영웅"이라고 전했다.

승객 구출을 위해 헌신한 승무원은 또 있다.

당시 현장에 있던 탑승객 힙합 공연 프로듀서 유진 앤서니 라씨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김지연 승무원의 활약을 전했다.

그는 "김지연 승무원은 영웅이었다"라며 "작은 몸집으로 승객들을 등에 업고 사방으로 뛰어다녔다. 눈물을 흘리고 있었지만 매우 침착했다"라고 회상했다. 그가 촬영한 사고 현장 사진에는 승무원 김씨와 부상당한 승객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소식을 접한 해외 네티즌들은 “눈물을 흘리면서 승객들을 구했다는 소식이 마음을 짠하게 울렸다”, “한국 비행기를 타봐서 안다. 그녀들은 정말 가는 다리와 작은 체구를 가졌다.

그런데 그런 여성의 몸으로 승객들을 끝까지 구출한 것이 놀랍다”, “진정한 용기있는 승무원은 그녀들처럼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고 온 몸으로 승객들을 구하는 사람이다”, “저 둘이 없었더라면 과연 2명의 사망자로 그칠 수 있었을까? 장담할 수 없다”, “아시아나 승무원들을 보면서 느끼는 건데 영웅은 언제나 어려운 때에 탄생한다” 등의 글을 남겼다.

1995년 3월 아시아나항공에 입사한 이윤혜 사무장은 경력 19년차의 베테랑 승무원으로 현재 캐빈서비스 2팀에 소속돼 있다. 지난 1월엔 비상탈출 훈련을 받았고 2003년 회사 창립 기념일에 우수 승무원 상을 받는 등 그동안 사내 수상경력이 14회에 이른다.

김지연 승무원은 2007년에 입사했고, 2010년에는 회사로부터 서비스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두 명의 승무원 외에도 유태식, 이진희, 한우리 승무원 등도 마지막까지 기내에 머무르며 승객들을 구출한 덕에 항공기 절반이 불에 탄 대형 사고임에도 사망자를 2명으로 줄일 수 있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항공기가 활주로에 충돌한 후 화염이 번지기까지 시간이 10~15분정도에 지나지 않았지만 승무원들의 발 빠른 대처로 탑승객들이 무사히 기체를 빠져나올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한편, 승무원 중 한국인 4명, 태국인 2명은 현지 병원에 입원 중이다. 이 중 태국 승무원 1명은 머리 부상이 심해 수술을 받았으며 중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객기에는 한국인 77명을 포함해 승객 291명과 승무원 16명 등 모두 307명이 타고 있었으며 중국인 여고생인 왕린지아(17)와 예멍위안(16) 등 2명이 사망하고 183명이 다쳐 병원으로 후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