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소문!!
호소문!!
  • 보령뉴스
  • 승인 2024.04.05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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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제 동생을 지켜주세요”
나소열 후보의 딸 호소문 사진

 

기자회견을 하기에 앞서 당초 어머니가 하시는 것으로 공지가 되었는데, 어머니가 동생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마다 너무 힘들어하시고, 눈믈을 흘리셔서 제가 하겠다고 자청을 하였습니다. 갑작스럽게 변경된 점 너그러운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존경하는 언론인 여러분!

저는 국회의원 후보 나소열님의 딸 여원입니다.

오늘 저는 사랑하는 제 동생을 보호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제 막내 동생은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특별합니다.

아스퍼거 즉 자폐 스펙트럼을 앓고 있습니다.

어릴적에는 몰랐지만 성장할수록 증세가 더 심해지면서 엄마아빠는 물론 가족 모두가 마음 아픈 시간이 더 많아졌습니다.

정서적 발달장애로 인해 타인과 공감이 어렵고 사회성 발달이 잘 되지 않아서, 평생 동안 오해를 견뎌내며 살아야 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동생이 힘 든 삶을 살아야 한다는 사실에 너무 슬프기도 했습니다.

동생은 중학교 1학년 말부터 집 밖으로 나오는 걸 많이 힘들어 했습니다.

낯선 사람을 멀리하고 외부와 차단된 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공간에 집착했습니다.

또 아파트에서 살기 어려울 정도로 층간 소음도 발생시켰습니다.

불안증 등으로 인해 학교 등교도 어려워해 현재 중학교 2학년에 유예 중입니다.

부모님은 정서적 발달장애를 가진 동생을 외부로 나올 수 있도록 환경을 바꾸어 주고 싶어하셨습니다.

저는 생활이 편리한 아파트에서 계속 사는 것이 더 좋았지만 엄마아빠는 동생을 위해 우리 가족이 20년 동안 살던 서천 사곡리를 떠나고자 결심하셨고 1년 가까이 서천군 일대 단독주택을 보러 다니셨습니다.

동생이 불안증에서 벗어나 편안한 마음으로 뛰어다닐 수 있는 마당이 필요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타인의 간섭 없이 혼자만이 누릴 수 있는 정서적으로 도움이 되는 자연환경이 더 좋겠다는 부모님의 말씀에 저도 아쉬웠지만 마음을 모았습니다.

며칠 전 후보 TV토론회에서 아빠와 함께 출연하신 상대 후보님이 들고 나온 우리 집 사진을 보았습니다.

한 눈에 우리집 임을 알아볼 수 있는 정원과 집이 담겨 있는 사진을 한참 동안 들고 계시더군요.

사실 저는 언론에 고스란히 노출되는 그 사진을 남들보다 조금 더 예민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불안증이 높은 동생이 병원에서 퇴원해 돌아올 보금자리가 흔들릴까 걱정스럽기 때문이었습니다.

저희집 바로 앞 도로에는 체험학습과 주변 관광을 위해 관광객들이 많이 드나듭니다.

그 사진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저희집에 관심을 더 가지게 될 것이고, 오픈된 마당과 정원을 통행인들이 호기심을 갖고 들여다 볼 수 있지 않을까 걱정되었습니다.

말씀드렸듯이, 낯선 외부인들과 되도록 접촉을 피하면서 동생의 불안증을 없애고 정서적으로 안정을 위한 치료를 계속해야 하는데 큰 장애물을 만난 심정이었습니다.

높은 담장을 올리고 주변 시선을 막는 시설물을 설치해야 될까요?

아니면 아파트처럼 동생이 실내에서만 생활하도록 해야 할까요?

엄마는 동생의 발달장애가 고령에 출산한 자신 탓으로 생각하셔서 많이 힘들어 하셨고 동생에게 미안해서 최근 2년 동안 거의 웃음을 잃은 채 하루하루를 버티면서 살으셨습니다.

그런 엄마아빠를 옆에서 지켜 본 저 역시 매번 마음 아파 울기도 했습니다.

장동혁 후보님! 간절히 부탁합니다.

저는 정치를 잘 모르지만 말과 글로 경쟁하며 때로는 거칠고 험한 이야기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앞으로 발달장애가 있는 제 동생이 집 밖으로 자유롭게 다닐 수 있도록!!

집에서라도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사적인 공간 노출만이라도 멈추어 주시면 안될까요?

지금도 SNS에 떠도는 저희 집 모습만이라도, 후보님이 들고 있던 사진이라도 내려주시면 안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