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현목사의 '기독교 신비주의란?'
김익현목사의 '기독교 신비주의란?'
  • 보령뉴스
  • 승인 2020.04.08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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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내순복음교회 담임

기독교 신비주의란?

기독교 신비주의는 유한한 인간이 초월적이고 무한한 하나님을 향하여 나아가는 운동을 통해 최종적으로 그 하나님과 합일에 이르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신비적 존재와의 합일 그리고 초월적 세계로의 전이라는 과정으로 인간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종교적 경험을 동반한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신비주의란 경험을 통한 하나님인식이다'라고 했다. 하나님을 지성적 이해나 지적체계가 아니라 경험적으로 인식하는 것을 신비주의라고 정의한 것이다. 모든 인간은 신을 향한 갈망이 있다. 사람은 누구나 그 근원인 신을 알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 성서는 '하나님이 모든 것을 지으시되 때를 따라 아름답게 하셨고 또 사람들에게는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을 주셨느니라 그러나 하나님이 하시는 일의 시종을 사람으로 측량할 수 없게 하셨도다'고 말한다. 인간 안에 신을 향한 이러한 갈망까지도 사실은 하나님이 주신 것이다. 영원하신 하나님을 알고자 하는 갈망 때문에 사람은 종교를 만들었다. 필자도 고등학교 시절 신을 향한 타는 목마름 때문에 집을 나와 계롱산으로 구도의 길에 오르기도 했고 이 종교 저 종교를 배회하기도 했다. 그 때 여러 종교에도 나름대로 사람을 매혹시킬 만한 신비성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기독교 뿐 만 아니라 신이나 초월적 존재를 추구하는 많은 종교에는 신비현상 즉 신비체험이 있다.

▶김익현목사 가족(한내순복음교회 담임)

그렇다면 기독교와 다른 종교와의 신비체험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첫째, 기독교의 신비체험은 인간의 금욕적 노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섭리와 은총에 의해서 경험하게 된다. 고전1:21 '하나님의 지혜에 있어서는 이 세상이 자기 지혜로 하나님을 알지 못하므로 하나님께서 전도의 미련한 것으로 믿는 자들을 구원하시기를 기뻐하셨도다'. 인간의 이성으로는 신을 알 수 없기 때문에 하나님은 자신을 계시하는 방법으로 하나님을 알리신다. 계시된 하나님을 인간의 마음속에 알리시고 교통하게 하는 분은 성령이다. 이러한 영이신 하나님과 영으로 교통하는 통로가 인간의 직관과 감성이다. 고전1:10-11 '오직 하나님이 성령으로 이것을 우리에게 보이셨으니 성령은 모든 것 곧 하나님의 깊은 것까지도 통달하시느니라 사람의 일을 사람의 속에 있는 영 외에 누가 알리요 이와 같이 하나님의 일도 하나님의 영 외에는 아무도 알지 못하느니라' 기독교 안에 있는 신비주의를 영성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기독교의 신비, 영성은 아래로부터가 아니라 위로부터 절대적 신의 은총에 의해 내려온다.

둘째, 신비체험의 대상인 하나님은 다른 종교나 철학에서 발견할 수 있는 우주적인 에너지, 절대적인 원리나 비인격적인 신이 아니라 지, 정, 의를 갖춘 인격적인 신이다. 기독교 신비는 인격적인 대상이신 하나님과의 관계 안에서 풍성해진다. 신비체험을 할수록 인간의 정신과 의지를 잃어버리고 신적존재에 매이게 되어 인간의 정신세계가 말살되는 것은 기독교 신비주의와는 거리가 멀다. 기독교 신비주의는 신비체험 이후 오히려 더 풍성한 정신세계와 또렷한 지, 정, 의의 균형 상태를 찾을 수 있다. 신비주의의 궁극적 목적인 신과의 합일에 있어서도 신비가가 나를 탈피하여 신이 되거나 신으로 흡수되는 것이 아니다. 나라는 독립된 주체가 타자로서의 하나님과 사랑의 연합을 이루는 것이다. 샤머니즘이나 사이비 종교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신도의 자유와 개성을 무시하고 잡신이나 교주에게 속박되어 일생에 노예처럼 살아가는 것은 참된 기독교 신비주의가 아니다. 영성생활이 깊은 기독교 신비가에게서 예수그리스도와 같은 높은 수준의 인격과 지혜를 발견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음에는 성경에 나타나는 기독교 신비주의의 기원과 깊은 영적세계로 들어가는 은총의 방편들이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