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강명미
어디 딴전 피울라 싶으면
도도하게 군다, 싫으면 관두라고
자기만 해바라기 하란다
왔나 싶으면 돌아서는 길 서두르는 A형 벚꽃
여차하는 날, 홀연히 떠나버리는
성질머리가 특급이다
한 번도 먼저 와 손 내밀어 본 적 없고
그나마 봄바람 지나다 슬그머니 말 전해주면
백 리도 마다 않고 찾아 나선다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짓 한심하기 짝이 없지만
연분홍 꽃잎 나풀거리며 언제 그랬냐는 듯
벙글벙글 미소 한 자락 물고 서 있는 그를 보면
어리석은 푸념 한 술 더 뜬다
생각의 걸림돌이 스르르 녹아내리고
영원할 수 없기에 사랑은 그토록 간절한 것인가
이별도 사랑과 한통속인가
꽃비 훨훨 떠나가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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