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 석탄박물관에서
성주 석탄박물관에서
  • 박용서 기자
  • 승인 2018.11.23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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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최병근

성주산 자락 40번 국도 막장에

숭숭 구멍 난 검은 폐의 꽃잎이 전시되었다.

촘촘히 박힌 갱목이 서서히 좁혀오자

막장을 벗어나는 향일성에 목이 꺾였다.

 

탄가루가 연보랏빛 꽃잎 위에 내려앉았다

바람이 쌓이고 흐트러지길 몇 번

노란 꽃술은 서서히 고착되었다

까맣게 붙은 저주는 진폐다

 

산기슭 빼곡히 들어찬 갈탄 버럭 더미에서

광부가 마신 빈 소주병이 바람에 우는 날

보는 이 없이 임종 중인 연탄을 기억하며

성주 석탄박물관 앞의 화석으로 남았다

시인 최병근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