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김나인 님
윤동주의 ‘별 헤는 밤’,
한 편의 시가 이슬처럼 증발한 그런 밤이다.
북간도(北間島)로 향할 수 있는 그 촉촉한 우물의 교화(敎化)도 사라졌다.
이제 수(數)를 셀 수 없는 밤에 낯선 자의 이름과
서로 다른 마흔 다섯의 심경(心境)과 나의 것이 되어버린
사랑과 잃어버린 청춘의 고백과 전유,
이 때문에 나는 옛것의 인형에 그리운 가슴을 순순히 내밀어주고, 한낮 앗아간 저 황량한 ‘공포’는, 다시금 오지 못 할
건조한 낯빛 그림자를 박제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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