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김남희
보름달이 활짝 웃는 추석 전 날
왁자지껄 가족이 모여
밤이 이슥하도록 수다를 떤다
살 부비며 아웅다웅 살던
옛날은 이미 전설 된지 오래
핵가족 시대가 눈물 나도록 쓸쓸해
신령님은
가정이라는 울타리에 명제를 걸어놓고
신명난 잔치 준비 벌이는 거지 뭐
따로 또는 함께
한 곳을 바라보는 일
가족이라는 특별한 마당놀이
슝늉처럼 구수한 말들이
저문 밤바다에 출렁 인다
아기별들 잠들고
봉숭아 꽃 물든 보름달 익어 가는 데
말없이 글썽이는 저, 눈빛을 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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