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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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집국
  • 승인 2018.11.02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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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백성일

수박 한 통 들고

허리 반 굽혀 허우적거리다

자세히 보니 걸음걸이 하나도

힘에 지쳐 조심스럽다

평생 동행 하면서도

오늘 비로소 보았다

팔공산 갓바위까지 단숨에 올라가고

쌀 한 포대는 한 쪽 어깨에 올리고

또 한 포대는 허리에 차고서도

고무풍선처럼 몸이 가벼웠다

너는 나고 나는 너고

어디 갔나 하고 보면

벌써 발 밑에 와 있고

한 몸 같이 살았다

오늘 너를 보니 가슴이 애처롭다

그동안 쌓인 정 태산 같은데

어찌 모른 척 할 수 있나

근력에는 장어가 좋다고 하던데

▶시인 백성일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