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백성일
수박 한 통 들고
허리 반 굽혀 허우적거리다
자세히 보니 걸음걸이 하나도
힘에 지쳐 조심스럽다
평생 동행 하면서도
오늘 비로소 보았다
팔공산 갓바위까지 단숨에 올라가고
쌀 한 포대는 한 쪽 어깨에 올리고
또 한 포대는 허리에 차고서도
고무풍선처럼 몸이 가벼웠다
너는 나고 나는 너고
어디 갔나 하고 보면
벌써 발 밑에 와 있고
한 몸 같이 살았다
오늘 너를 보니 가슴이 애처롭다
그동안 쌓인 정 태산 같은데
어찌 모른 척 할 수 있나
근력에는 장어가 좋다고 하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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