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부인
죽부인
  • 박용서 기자
  • 승인 2018.10.26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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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고안나

 몽땅 빠져나간 가슴

대숲 바람소리 그리운 날

빈 마음으로 당신 품에 안깁니다

이왕지사 사랑이고 싶은데

그물에 걸려든 망둥이처럼

바람만 이리저리 날뜁니다

당신은 밖에서 나는 안에서

단잠에 취하지만

꼭지 떨어진 풋감처럼

떫은 맛입니다

노루 꼬리보다 짧은 날들

가슴은 뜨겁고

시한부 목숨처럼  애닯습니다

어화둥둥, 내 사랑이고 싶은데

대숲 바람소리만 쫓는

당신께 나는,

영원한 빈 가슴뿐입니다.

 

시인, 고안나 님
▶시인, 고안나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