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올림픽 축구 미래 보인다
한국 올림픽 축구 미래 보인다
  • 김윤환 기자
  • 승인 2016.08.15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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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태용호 골짜기 세대의 성장 희망 보인다
- 8강전 골 결정력은 반성해야…'추가시간 3분' 심판 경기운영은 미흡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은 14일(이하 한국시각) 브라질 벨루오리존치 미네이랑 경기장에서 열린 온두라스와의 2016 리우 올림픽 남자축구 8강전에서 0-1로 패배,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른바 ‘잘 싸우고도 진’ 전형적인 경기였다. 이날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상대를 몰아쳤다. 64%의 높은 점유율 속에 슈팅수에서도 16-6으로 크게 앞섰다. 결정적인 기회들도 많았다.

다만 결정력이 부족했다. 상대 골키퍼의 신들린 선방이 더해졌다. 수차례 결정적인 기회를 잡고도 골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오히려 상대의 역습 한 방에 실점을 내줬다. 경기 막판에는 침대축구에 또 다시 당했다. 결국 ‘탈락’이라는 아쉬운 결과를 얻었다.

그 아쉬움은 대회 내내 신태용호가 보여준 저력과 맞물려 더욱 커졌다. 사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많은 주목을 받지 못했다. 와일드카드를 제외하면 눈에 띄는 핵심 선수가 없었다. 4년 전 런던(영국) 대회 당시의 화려했던 멤버들과 비교대상이 됐다. 수비 불안이라는 약점마저 늘 따라다녔다.

그러나 신태용호는 보란 듯이 저력을 선보였다. 피지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는 8-0 대승을 거뒀고, ‘우승후보’ 독일과도 난타전 끝에 3-3 무승부를 거뒀다. 8강 진출의 분수령이었던 멕시코전도 1-0으로 승리했다. 사상 최초로 조별리그 1위로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3경기 12골이 말해주는 ‘화력’은 신태용호를 상징하는 핵심 키워드가 됐다.

자연히 신태용호를 향한 시선도 바뀌었다. 의문부호는 느낌표가 됐다. 마침 8강 상대도 그나마 가장 수월하다는 온두라스였다. 두 대회 연속 4강 진출, 나아가 메달 획득이라는 목표도 노려볼 만하다는 기대감이 커지기 시작했다.

다만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복병’ 온두라스에 덜미를 잡혔다. 잘 싸우고도 졌다. 기대감은 사라졌다. 올림픽 두 대회 연속 메달 획득에 도전하던 항해도 끝이 났다. 선수들은 그라운드 위에서 눈물을 쏟았고, 신태용 감독은 “국민들께 실망을 드려 죄송하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8강이라는 성과는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값졌다. 특히 신태용호를 향했던 의구심 등을 돌아보면, 그 의미는 더욱 컸다. 대회 내내 충분히 인상적인 경기력을 펼쳤고 또 많은 결실들도 맺었다. 탈락이라는 결과에 대해 실망감보다는 아쉬움이 더 큰 것 역시, 그만큼 그동안 기대 이상의 항해를 펼쳐왔다는 방증이다.

신태용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은 14일(한국시간) 최초로 2회 연속 8강 진출에 성공한 대표 선수들에 대해 "이런 기세를 이어나가면 우리 축구의 미래는 밝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 감독은 이날 브라질 벨루오리존치 미네이랑 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8강전에서 온두라스에 0-1로 패배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처음엔 희망이 없는 골짜기 세대라는 소리를 들은 선수들이 대단한 경기력을 보여 자랑스럽다"며 이같이 밝혔다.

신 감독은 "현역시절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 출전해 3무에 그쳤지만, 감독으로서 올림픽 8강 진출을 이뤄냈다"고 만족감을 보였다.

신 감독은 이날 패배에 대해선 "이른 시간에 한국에서 응원해주신 국민과 축구팬에게 실망을 안겨드려 죄송하다"라며 "후회 없는 경기를 했지만 골 결정력에 아쉬움이 있는 것은 반성해야 할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이날 여러차례 기회를 놓친 손흥민(토트넘)에 대해선 "오늘 경기를 위해 많은 준비를 했는데 상대 골키퍼가 선방했다"라며 "손흥민이 너무 가슴 아파하고 있는데 위로해줘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신 감독은 온두라스 선수들의 '침대축구'와 심판의 경기운영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감추지 않았다.

신 감독은 "이기고 있는 팀이 경기를 지연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경기 막판에 온두라스 선수가 3분 이상 경기를 지연하는 상황에서 추가시간을 3분밖에 주지 않은 것은 미흡하다"라며 "최소한 6분 이상 추가시간을 줬어야 했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향후 계획에 대해선 "대표팀 코치로 복귀해 울리 슈틸리케 감독과 함께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을 준비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