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정 희생양' 레슬링 김현우, 금메달 만큼 값진 동메달 획득
'판정 희생양' 레슬링 김현우, 금메달 만큼 값진 동메달 획득
  • 김윤환 기자
  • 승인 2016.08.15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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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강 판정 항의로 안한봉 감독과 코치 퇴장... 올림픽 2연패 좌절

한국 레슬링의 간판 김현우(삼성생명)가 심판판정에 희생양이 되면서도  금메달 만큼 값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현우는 15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카리오카 아레나2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75kg급 동메달 결정전서 스타르체비치(크로아티아)를 6-4로 잡고 동메달을 땄다.

김현우는 지난 14일 펼쳐진 16강전서 러시아의 로만 블라소프에게 5-7로 패했다. 다소 억울한 패배였다. 김현우는 3-6서 4점 짜리인 가로들기 기술을 성공했지만 심판은 2점만 부여했다.

이에 안한봉 감독은 강한 항의와 함께 즉시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챌린지가 실패하면서 벌점으로 블라소프가 1점을 더 얻으며 김현우는 패하고 말았다.

경기 후 안 감독은 매트에 무릎을 꿇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올림픽 2연패 꿈이 무산된 제자를 대신해 울었다. 4년 전 런던에서 66kg급을 제패했던 김현우는 체급을 올려 다시 올림픽에 도전했지만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안 감독은 이후 인터뷰에서 "김현우가 기술을 완벽하게 구사했기 때문에 이겼다고 생각했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비디오 판독으로 점수를 다시 매기길 바랐다"고 덧붙였다.

세계레슬링연맹(UWW)에 대한 강한 불만도 드러냈다. 안 감독은 "아마도 이번 판정은 연맹 수뇌부들의 국적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세르비아 출신의 네나드 라로비치 회장과 러시아 출신 실무부회장이 힘을 썼다는 것이다. 

이렇게  안한봉 감독과 코치가 강하게 항의 하며 퇴장을 당했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는 뒤집혀지지 않아 아쉬움을 안고 판정패해 동메달 결정전에 임할 수 밖에 없었다.

김현우는 동메달 결정전에서 두 차례 옆굴리기를 허용하며 1라운드를 2-4로 마친 김현우는 2라운드에서 허리 태클로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렸고, 곧바로 가로들기로 2점을 추가하며 경기를 뒤집었다.

오른팔 부상을 입은 채 동메달 결정전 경기에 임해 승리를 확정한 뒤, 김현우는 태극기를 땅에 펼쳐두고 큰 절을 올리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한편 한국 남자 레슬링팀은 다른 선수들이 불이익을 받을 수 있어 세계레슬링연맹(UWW)에 제소하지 않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