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장이란 이런 것' 보치의 과감+신출귀몰 용병술
'명장이란 이런 것' 보치의 과감+신출귀몰 용병술
  • 김윤환 기자
  • 승인 2014.10.30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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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장의 품격을 보여준 브루스 보치의 환상적인 경기 운영이었다. 보치는 과감하면서도 신출귀몰한 용병술로 최근 5년간 세 번의 월드시리즈 반지를 끼는 신기에 가까운 성적을 거두게 됐다.

샌프란시스코는 29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코프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캔자스시티 로얄스에 3-2 짜릿한 승리를 따내며 시리즈 전적 4승3패로 '월드챔피언'에 올랐다.

이날 보치는 놀라운 용병술로 명장이란 무엇인지를 보여줬다. 첫 번째 승부수는 바로 선발 투수 팀 허드슨을 1.2이닝 만에 강판시킨 것. 내년이면 40살이 되는 노장 투수 허드슨에게 이번 등판은 생애 겨우 두 번째 월드시리즈 등판이었을 정도로 가슴 짠했던 경기. 특히 그의 나이를 감안하면 어쩌면 이번 등판이 선수인생 마지막 월드시리즈 등판이었을 가능성도 농후했다.

하지만 보치 감독은 허드슨이 2회도 채우지 못하고 2점을 허용하자 곧바로 제레미 어펠트로 투수교체를 하며 감정적 판단을 배제한 '냉철한 승부사'의 면모를 보였다.

특히 허드슨을 1.2이닝 만에 강판한 것은 '1960년 이후 월드시리즈에서 가장 적은 이닝만 소화한 선발투수'라는 기록을 낳을 정도였다.

2-2 팽팽한 접전에서 4회 기어코 한 점을 따내며 3-2로 앞서가자 보치 감독은 5회 또 다른 강수를 띄웠다. 바로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완봉승을 따냈던 선발투수 매디슨 범가너를 이틀만의 휴식 만에 등판시킨 것.

범가너는 안타에 희생번트를 허용하며 득점권까지 주자를 진루시켰지만 무실점으로 막았고 6회 역시 완벽투로 막아내며 커트 실링(2001년)이 보유했던 단일시즌 포스트시즌 최다 이닝 기록(48이닝)을 돌파하는 역사를 쓰기도 했다.

범가너는 6회에 이어 7회, 8회 역시 삼자범퇴로 막아내는 완벽투를 선보였고 선발이 일찍 내려간 샌프란시스코에 범가너가 4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것은 월드시리즈 우승에 결정적 순간이었다.

범가너는 9회에도 올라와 2사 3루의 위기를 허용하긴 했지만 무실점으로 막으며 최종우승카운트까지 잡아냈다.

결국 보치는 1995년 감독 데뷔 후 총 4번오른 월드시리즈에서 3번의 우승을 차지하는 진정한 승부사의 면모를 선보였다. 과감하면서도 신출귀목한 용병술이 빛난 그의 선수기용은 그가 은퇴한다면 명예의 전당은 사실상 100% 직행이 가능하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