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에도 궁합이 있다네
음식에도 궁합이 있다네
  • 보령뉴스
  • 승인 2011.01.31 09: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궁합이란 속 깊이 합일되는 것을 말한다. 인격적인 깊은 교제가 쉽지 않은 환경에서 살았던 우리 선조들은 남녀의 만남에서 공통점이나 일치점들은 많으며 상극의 성격이나 문제들이 없는 관계를 좋은 궁합이라 표현했다. 이런 좋은 궁합은 음식에서는 서로 잘 맞아 상승작용이 있는 음식들이라 이해하면 좋겠다.
우리나라 음식은 완전식품을 지향해 왔다. 다시 말하면 한 가지 음식이라 할지라도 완전한 한 끼의 식사로써도 좋으며 영양까지 충분히 갖추는 것을 말한다. 이런 성향은 음식을 대접하거나 공양하는 일이 상식적이며 일반적인 나라에서 발달한다고 한다.

현대 서구에서 우리나라의 음식문화는 세계에서도 드물게 균형된 영양과 건강에 아주 우수한 식단을 가지고 있다고 많은 나라들이 부러워한다. 그러나 정작 우리네 주부들은 음식준비에 시간과 정성이 많이 들어가야 하므로 점차 외식을 즐기고 조리가 간편한 외국의 음식들을 즐겨 만들어 먹이는 형편이다.

그런데 각각의 음식마다 서로 소화 흡수와 영양의 상승과 상쇄가 있다는 것이다. 우리 몸에 가장 좋은 것을 추구하는 것이 지혜라 할 것이다. 출근이나 등교시간에 쫓겨 아침식사를 토스트와 커피로 대신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면 당질은 많이 섭취되나 단백질과 비타민이 부족 되기가 쉽다. 토스트와 우유에 야채나 과일을 함께 먹는 것이 좋겠다. 라면에 밥을 말아먹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우리의 전통적인 음식생활 속에는 많은 지혜가 숨겨져 있다. 나물에 참기름을 쳐서 무치거나 김에 참기름을 발라 구워먹는 것은 나물이나 김, 당근 등에는 비타민 A의 전구체인 캐로틴이 많이 들어 있는데, 이 캐로틴은 지용성이므로 참기름에 의해 용해되어 캐로틴의 체내 흡수율을 크게 높인다. 

시금치나물에 참깨를 넣는 것이 필수이다. 시금치에는 영양소가 풍부하지만 수산이라는 물질 때문에 결석이 생기기 쉽다. 칼슘이 풍부한 참깨를 넣는 것만으로 칼슘과 수산의 비율을 깨뜨려 수산흡수가 적어져 결석을 예방할 수가 있는 것이다.

육류를 먹을 때 버섯(표고, 느타리, 양송이, 팽이버섯 등등)을 넣고 요리하는 것은 정말 지혜롭다. 이 버섯은 체내의 콜레스테롤을 분해하여 몸 밖으로 배설시키는 역할을 하며, 육류뿐 아니라 해산물을 요리할 때 곁들이면 동맥경화 고혈압을 예방하게 된다. 그리고 버섯에는 강심작용과 이뇨작용을 하는 효능이 있어 현대인의 건강에 매우 좋은 식품이다. 또 육고기를 먹을 때 참기름을 찍어 먹는 것은 몸에서 식물성 기름을 먼저 흡수하기 때문에 몸에 좋을 뿐 아니라 육류의 지방 흡수량은 현저히 줄게 된다.

콩으로 만든 음식을 먹을 때는 해조류와 같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콩속에는 동맥경화와 노화방지에 좋은 사포닌이 많이 들어 있지만 몸 안의 요오드를 배설시킨다. 그러므로 김치찌개, 된장찌개, 청국장을 끓일 때 다시마 미역 등을 넣는 것이 좋겠다. 아니면 김을 함께 먹어도 좋다.

오이와 미역은 함께 넣고 요리해서 먹는 것이 좋다. 미역에는 오이 때문에 파괴되기 쉬운 비타민 C를 제외한 다른 비타민이 많이 들어 있어서 오이와 함께 먹으면 여러 비타민을 골고루 섭취할 수가 있는 것이다.

또한, 돼지고기 요리에는 마늘을 함께 먹는 것이 좋다. 돼지고기에 들어있는 비타민 B1이 마늘속의 알리신과 만나면 알리티아민으로 바뀌면서 비타민 B1의 체내 흡수율을 10-20배나 높여준다.

최고의 음식 궁합으로는 발효음식을 함께 먹는 것이다. 한식에는 김치나 된장찌개를 함께 먹고 양식에는 유산균음료를 함께 먹고 해산물을 먹을 때 발효시킨 회(생선식혜)를 먹는다. 그래서 후식으로 감주(식혜)나 요구르트가 좋은 것이다.

이 세상의 모든 음식들에는 적절한 궁합들이 있다. 우리는 항상 음식을 만들 때나 먹을 때에 한 번씩 궁합을 생각해 보고 주신 이와 만든 사람에게 감사함을 잊지 말자! 주의 손으로 만드신 이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요라고 시편을 노래한 다윗의 마음처럼 어떠한 음식이라도 먹고 마실 때에 하나님의 영광을 노래하며 감사를 드리자!

우석한의대 겸임교수 감초한의원장 김영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