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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이식 아버지 생명 나눈 16세 효자
- 父 간 이식 박지용 군 "축구 못 할까봐 조금 걱정…당연히 할 일"
2013년 08월 17일 (토) 10:26:35 보령뉴스 webmaster@boryeongnews.com

   
▲아버지에게 간을 이식해 생명을 나눈 박지용군 모습
아버지의 손을 잡고 싶었지만 대신 수화기를 잡아야 했다. 아버지는 무균실 안에서, 아들은 밖에서 떨리는 목소리로 나눈 첫 마디는 서로의 '건강'. 박지용(16·대전 대신고) 군은 '아버지와 생명을 나눈 순간'을 그렇게 회상했다.

지난 겨울, 아버지가 간암으로 쓰러져 병원에서는 간 이식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했다. 어머니, 누나, 큰아버지까지 모두가 간 조직검사를 받았지만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지용 군은 너무 어렸기 때문에 검사를 받지 않았다. 지난 2월, 지용 군은 생일을 맞아 드디어 만 16세가 돼어 어머니께 검사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어머니는 아버지도 걱정이었지만 아들도 걱정이었다. 지용군의 검사는 '적합' 판정을 받았지만 아버지는 아들의 간을 받지 않겠다고 했지만 어쩔수 없이 수술대에 누워야 했다.

아버지는 수술실에 들어가는 순간까지 아들에게 미안해했다. 이 모든 순간을 떠올리는 지용 군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런 지용 군도 수술 전날에는 잠이 오지 않았다. "솔직히 수술이 두렵기도 했어요. 얼마나 아플까도 생각하고, 축구를 좋아하는데 수술 후에 원래대로 건강회복이 될까 걱정도 많았던 것 같아요."

잠을 설쳤지만 아버지 앞에선 씩씩했다. 부자(父子)는 그렇게 수술대 위에 나란히 누워 지용 군은 9시간, 아버지는 15시간의 대수술이 이어졌다.

다음날 아버지를 면회했다. 늘 침착하고 말 없는 지용 군도 그때는 떨렸다.

"괜찮으냐"고 오히려 자신을 걱정하는 아버지의 목소리를 수화기 너머로 듣고 나서야 마음을 놓았다. 눈물이 조금 나왔다. 가족들이 지나온 긴 겨울도 그렇게 끝나고 있었다.

귀중한 아버지의 생명을 나눈 지용군은 여드름이 하나둘 나기 시작하는 성장기 소년으로  모르는 사람과의 대화는 조금 쑥스럽기만 하고 축구와 농구를 좋아 하며 '남다른' 학생은 아니다. 또래들이 그러하듯, 아버지와 많은 대화를 나눈 것도 아니다. 기억 속 아버지는 늘 바빴다.

하지만 이제는 아버지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다. 지용 군의 어머니(48)는 "수술 이후 지용이와 남편이 서로 장난도 치고, 말도 더 많이 한다"고 말했다.

지용 군의 '결정'은 가족과 학교도 바꿨다. 아이들은 신기해했고 지용 군에게 '멋지다'고 했다. 관심 없었던 '가족'을 떠올리는 아이들도 있었다.

수술비를 돕기 위해 친구들이 자진해서 모금을 진행했고 2, 3학년 선배들도 즐겁게 동참했다. 지용군은 아직 축구를 할 순 없지만 그 아쉬움은 조금씩 뜀뛰기를 하며 푼다.

2학기 때는 학교생활도 열심히 하려고 한다.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한 달여 만에 검사, 수술을 연이어 받느라 제대로 하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

지용 군의 꿈은 '호텔 매니저'다. "세계 각국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여행을 하면서 가장 중요한 게 잠자리이기도 한데, 제가 맡아서 한다고 생각하면 책임감이 느껴져요."

여행사 일을 하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지용 군은 어느새 아버지를 닮아있었다. 사람들은 부모에게 간 이식을 하는 건 아들로서 당연한 일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실제로 그 상황이 되면 쉬운 일만은 아니다.

사람들이 지용 군에게 "장하다"고 말하는 이유다. 지용 군에게 지금 가장 하고 싶은 것을 물었다. "가족들과 여행을 가고 싶어요. 여행지는 상관없고요, 함께 있고 싶어요."

가족의 소중함과 따스함이 묻어나는 천사같은 아름다운 지용군을 보며 생사의 갈림길에서 희망의 밝은 빛을 안겨 준 이 순간이 감사와 사랑, 그 자체가 아닐까!  또 다른 제2, 제3 지용군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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