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에도 '노크 귀순'…軍, 조작·은폐
4년 전에도 '노크 귀순'…軍, 조작·은폐
  • 김윤환기자
  • 승인 2012.10.12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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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기들고 권총쏘며 귀순의사에 응사는 커녕, 총 맞을까 참호에 숨어

지난 2008년 4월 27일 오후 4시쯤, 판문점에서 멀지 않은 비무장 지대 전투전초, 즉 GP 근처에 북한군 장교 한 명이 나타나 귀순함으로써 이번 사태와 비슷한 일이 벌어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백기를 흔들며 귀순 의사를 표시했지만, 우리 군은 보고만 있었고 해당부대 장교는 북한군 장교가 오는 건 봤지만 우리 GP 장병들은 저게 북한에서 내려오는 장교라는 그 전제 자체가 없었다고 말했다.

초조해진 북한군 장교는 백기를 든 채 권총을 쏘며 자신의 위치와 귀순의사를 알렸지만 GP 장병들은 응사는커녕 어떻게 할 줄을 몰랐다. 들키면 총 맞을까봐 참호에 숨어 있었다고 한다.

결국 이 북한군 장교는 스스로 GP까지 걸어와 문을 두드린 뒤 경비병들에게 귀순하겠다고 말했다.

GP 장병들은 상부 보고도 조작하며 이랬다간 GP가 다 깨지겠다 싶어 상급부대가 보지는 않을거라 생각해 쇼를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귀순한 북한군을 GP 안에 앉혀놓고 대대 상황실과 무선을 연결한 뒤 마치 귀순 유도작전을 벌이고 있는 것처럼 연극을 했다.

군 당국은 완벽한 작전이라며 해당 부대원들을 표창했다가 북한군 장교의 진술로 사실이 드러나자 표창을 취소하고 관련자들을 중징계했다.

군 당국은 당시 북한군 장교의 귀순 사실만 발표하고 군의 잘못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처럼 우리군이 왜 이지경까지 왔나 특단의 응급조치가 필요하다. 이번 사태에 합참의장은 6일간 사건 은폐 및 내용 보고누락 등으로 귀순 사실을 몰랐다고 한다.

잇따라 뚫리는 최전방 경계태세는 '총채적 기강해이' 임에 틀림 없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관련자 엄중문책은 물론 국민이 불안하지 않고 평화로게 생업에 종사 할 수 있도록 군 기강을 먼저 수립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