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 신화 "홍명보" 비속어 담은 파격적인 발언까지...
4강 신화 "홍명보" 비속어 담은 파격적인 발언까지...
  • 김윤환
  • 승인 2012.08.05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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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전을 앞두고 욕설 담긴 말로 선수들을 자극... 승부사 기질 모여

강호 멕시코전에서의 예상을 뒤엎은 전진 압박. 스트라이커 박주영의 가봉전 교체 아웃, 조 선두로 8강에 가겠다는 호기. 그리고 비속어까지 담은 파격적인 발언까지.

올림픽 축구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변했다. 그동안 홍 감독이 보여준 이미지는 선수 때나 감독 때나 균형, 안정, 온화함, 중용이었다. 하지만 홍 감독이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보여준 행보는 과거와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홍 감독은 5일 영국 카디프 밀레니엄 경기장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8강전 영국과의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을 강하게 독려했다. 홍 감독은 “영국 플레이하는 것 봤지? ×도 아니잖아”라고 말했다. 평소 홍 감독은 극도로 흥분한 상태에서도 상스러운 단어를 거의 쓰지 않는다. 그런 홍 감독은 4강 진출의 분수령인 영국전을 앞두고 욕설 담긴 말로 선수들을 자극했다.


이는 선수들에게서 영국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과 두려움을 몰아냈다. 그리고 두려움이 사라진 그 빈자리에는 자신감과 승부욕이 들어섰다. 전투를 앞두고 장수가 흔들리지 않으면 병사도 강해지게 마련. 7만5000여 관중의 일방적 응원과 돔구장을 울리는 축구 종가의 자존심을 무너뜨린 자신감은 거기서 비롯됐다.

앞서 올림픽 기간 중 보여준 홍 감독의 행보도 거침이 없었다. 조 선두가 유력한 멕시코와 첫 경기를 치르면서 전반 중반 전진 압박 카드를 뽑아 무승부를 이끌어냈다. 미드필더와 수비진 간격을 좁히면서 물러서는 수비를 준비한 바로 전날 훈련과는 상반된 깜짝 승부수였다.

여기에 스위스전에서 선취골을 넣은 박주영(아스널)을 과감하게 빼고도 이겼다. 홍 감독은 가봉전을 앞두고는 “3-0으로 이겨 조 선두로 8강에 가겠다”고 선언했다. 당시 홍 감독을 알고 있던 축구 관계자들은 “홍명보 감독이 무서운 승부사로 변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는 거침없이, 후회 없이 한판 붙자는 선수들의 도전정신에 불을 붙였다.

홍 감독은 8일 세계 최강 브라질과의 경기를 앞두고 있다. 객관적 전력에선 한국이 뒤진다는 게 일반의 평가다. 하지만 올림픽팀 앞엔 두려움이란 없다. 홍 감독은 알고 있을 것이다. 자신의 변신이 만들어온 올림픽 4강이 이미 선수들을 변화시켰고 결승 진출이라는 결과로 나타날 것임을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