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범(27, 한국마사회)은 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사실 몸한테 너무 미안하다"며 "매일 울면서 혼자 말한다. 미안하다고, 따뜻하게 못 해주고 다른 사람들처럼 안 아프게, 고통없이 이렇게 못 해줘서 미안하다고, 조금만 참아달라고 그랬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 돌아오면 "제 몸한테 너무 미안해서라도 병원에 가서 치료도 좀 받겠다"며 어깨, 팔꿈치, 손가락, 무릎이 좋지 않아 수술이 시급한 상태라고 밝혔다.
손가락과 팔꿈치는 인대가 끊어지고, 내측 인대 부분 파열로 왼쪽 무릎을 못써 "의사가 출전을 하지 말라고 했다"며 "사실 어깨를 거의 사용 못해 장애 진단이 떨어질 정도"라고 심각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한'팔'승의 사나이 김재범 "몸에게 미안해 매일 울었다"공연장서 즐기는 휴가·방학·올림픽…연령대별로 골라보자숲을 보기만 해도 빨리 낫는다이 같은 사정을 들은 김현정 앵커가 "한판승의 사나이가 아니라 한팔승의 사나이"라고 언급하자 김재범은 웃음으로 답했다.
부상 투혼을 발휘한 김재범은 4년 뒤 올림픽에 또 다시 도전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다음 올림픽이 문제가 아니다. 바로 앞 국내시합부터 또 다시 목표로 삼아 시합들을 열심히 준비해 나가겠다"며 투지를 불태웠다.
올림픽, 세계선수권, 아시아선수권, 아시안게임 모두 우승을 차지하면서 '유도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김재범은 "올림픽 금메달은 저한테 목표의 마지막이 아니다. 그냥 살아가는 인생에 있어 한 과정일 뿐이다"라고 말해, 계속해서 대회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또 "운동은 평생 할 수 없는 것"이라며 운동 외 또 다른 목표를 세우고 달성하기 위해 달려가겠다는 뜻도 밝혔다.
초등학교 2학년때부터 유도를 시작해 벌써 20년차에 접어든 김재범은 '지금 이 순간'을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힘든 시기로 꼽았다.
김재범은 "고난도 이런 고난이 없었다"며 최근 개인적인 사정으로 힘겨웠던 심경을 토로했다. 동시에 "또 다른 고난을 기다리고 있다. 받고 싶은 복이 너무 많다"며 도전과 고통이 반복적으로 찾아올 것을 예상했다.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반드시 이기리라는 '확신'으로 경기에 임했다는 김재범은 "확신을 가지니까 두려운 것도 없고 겁날 것이 없었다"고 하면서도, 연이은 판정 논란 등으로 뒤숭숭한 팀 분위기를 의식할 수밖에 없었던 심경을 내비쳤다.
'금메달'이라는 쾌거를 올렸지만 "남은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티를 안내고 있다"는 김재범 선수는 "미안한 것도 있고, 후배들이 준비하는 단계에 있다"며 동료들에 애정을 나타냈다.
이날 김재범은 경기 직후 상대선수인 독일의 올레 비쇼프를 끌어 안고 "너도 챔피언, 나도 챔피언, 우리는 챔피언이다"라고 했고, 비쇼프 선수가 "4년 전 그 느낌을 내가 받았고, 이제는 네가 받았다"라고 답했다는 일화도 전했다.
신앙심이 투철한 그는 금메달이 확정되자 양팔을 벌려 "주여, 모두 돌려받으세요"라며 감격스러웠던 순간을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