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경 결승골' 한국, 스위스 2-1 격파...8강행 청신호
'김보경 결승골' 한국, 스위스 2-1 격파...8강행 청신호
  • 김윤환
  • 승인 2012.07.30 04: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주영(아스날)의 머리와 김보경(세레소 오사카)의 발이 홍명보호에 귀중한 첫승을 안기며 8강행 청신호를 밝혔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대표팀은 30일(한국시간) 새벽 영국 코벤트리의 스타디움 오브 코벤트리에서 열린 스위스와 2012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B조 2차전서 박주영과 김보경의 연속골에 힘입어 2-1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1승1무를 기록하며 멕시코에 골득실에서 1골 뒤진 채 2위에 올라 8강행 청신호를 밝혔다. 한국은 조별리그 최종전인 가봉과 경기서 무승부만 거둬도 자력으로 8강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1차전 상대였던 멕시코전 베스트 11을 그대로 선발 출격시켰다. 박주영(아스날)이 변함없이 최전방 원톱으로 나선 가운데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 처진 스트라이커로 후방을 지원사격했고, 좌우 측면공격수에는 김보경(세레소 오사카)과 남태희(레퀴야)가 출전했다.

지난 멕시코전에서 맹활약한 기성용(셀틱)과 박종우(부산)는 중원 조합을 형성했고, 포백라인에는 윤석영(전남)-김영권(광저우 헝다)-황석호(히로시마 산프레체)-김창수(부산)가 포진했다. 골키퍼는 정성룡(수원)이 맡았다.

기성용이 파이팀 카사미의 팔꿈치에 얼굴을 가격당하는 등 경기 시작과 동시에 스위스와 치열한 기싸움을 벌인 한국은 전반 9분 박주영과 김보경이 왼쪽 측면에서 멋진 호흡을 선보이며 공격에 시동을 걸었다.

한국은 전반 중반 연이어 선제골 찬스를 잡았지만 스위스의 골문을 열지는 못했다. 박주영이 왼쪽 코너킥에서 올라온 기성용의 크로스를 정확하게 머리로 밀어넣었지만 디에고 베나글리오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고, 18분에는 공격에 가담한 김창수의 크로스를 박주영이 가슴 트래핑 후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수비 벽에 막히며 아쉬움을 삼켰다.

한국은 이후에도 압도적인 볼 점유율을 기록하며 확실한 주도권을 잡았다. 스위스는 한국의 공세에 당황하며 수비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간간이 위협적인 역습을 펼치며 한국의 골문을 노렸다.

전반 30분 스위스 수비 진영에서 길게 넘어온 롱패스를 페널티 박스 안에서 김창수가 차단하며 위기를 넘긴 한국은 4분 뒤 프리킥 찬스서 기성용의 자로 잰 듯한 크로스가 문전에 대기하고 있던 박주영에게 흘렀지만 핸드볼 파울이 선언되며 기회는 무산됐다.

이어 3분 뒤에는 중원에서 공을 잡은 구자철이 오프사이드 트랩을 절묘하게 뚫고 문전으로 침투하는 박주영에게 날카로운 스루 패스를 건네며 멋진 합작품이 만들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스위스 수비수가 걷어낸 공이 박주영의 몸에 맞으며 골대 안으로 향했고 골키퍼가 간신히 쳐내며 찬스를 날렸다.

한국은 굳게 닫혀 있던 스위스의 골문을 열기 위해 전반 막판까지 사력을 다했지만 공격의 날카로움에서 아쉬움을 보이며 0-0으로 득점 없이 전반을 마감했다.

후반 4분 구자철의 패스를 받은 기성용의 중거리 슈팅으로 후반전의 시동을 건 한국은 후반 12분 오른쪽 측면에서 남태희의 크로스를 받은 박주영이 다이빙 헤딩 슈팅으로 스위스의 골망을 멋지게 흔들며 이날 선제골이자 대회 첫 골을 터뜨렸다.

하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선제골을 넣은지 3분 만에 스위스가 왼쪽 진영에서 문전을 향해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전반 내내 침묵하던 이노센트 에메가라가 머리로 받아 넣으며 1-1로 원점을 만들었다.

충격적인 동점골은 허용한 한국은 곧바로 천금 같은 결승골을 넣으며 다시 리드를 잡았다. 후반 19분 왼쪽 진영에서 구자철의 크로스가 수비수의 몸에 맞고 굴절되며 문전 앞으로 떨어졌고, 이를 김보경이 발등에 제대로 얹히는 묵직한 슈팅으로 스위스의 골대 상단을 시원스레 갈랐다. 골키퍼가 손을 쓸 수 없는 완벽한 골이었다.

공격의 고삐를 더욱 당긴 한국은 후반 30분 구자철의 패스를 받은 지동원이 회심의 왼발 슈팅을 날렸지만 수비수의 몸에 막혔고, 6분 뒤에는 김보경의 패스를 받은 구자철의 중거리 슈팅이 크로스바를 살짝 넘어가며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후반 막판 만회골을 넣으려는 스위스의 거센 공세에 시달린 한국은 집중력을 잃지 않고 1골 차의 리드를 끝까지 지켜낸 끝에 짜릿한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