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욕
탐욕
  • 보령뉴스
  • 승인 2010.12.21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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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좀 더 건강하고 성숙하려면 우리 사회에 부정과 부패가 사라지고 진실과 정의가 넘치는 세상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금년에도 예외 없이 부정과 부패의 흔적들이 매스컴을 통해 쏟아져 나왔습니다.
그 행위가 세상에 드러날 때 당사자들도 자신들의 행위에 대하여 부끄러워 할 줄 압니다.
그러면서도 왜 불행의 주인공들이 되는 것일까요?
모두 인간이 갖는 지나친 탐욕이 부른 결과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장자』 외편 제20장 <산목>에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어느 날 장자는 조능이라는 밤나무 숲에서 노닐고 있었는데,
이상한 까치 한 마리가 남쪽에서 날아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까치의 날개 길이는 7자나 되었고 눈의 크기도 한 치나 되었는데,
장자의 이마를 스쳐 밤나무 숲에 가서 앉았습니다.
장자가 중얼거렸습니다.
"이건 무슨 새일까? 저렇게 긴 날개를 가지고도 잘 날지 못하고, 저렇게 큰 눈을 가지고도 잘 보지 못하니 말이다."
그리고는 아랫도리를 걷어 올리고 재빨리 화살을 겨누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다른 한쪽을 바라보니
매미 한 마리가 그늘에서 즐겁게 울면서 자기 자신을 잊고 있었습니다.
또 그 곁에는 사마귀 한 마리가 나뭇잎 그늘에 숨어
매미를 잡느라 정신이 팔려서 자신을 잊고 있었고,
이상한 까치도 그 옆에서 사마귀를 잡느라 정신이 팔려 자신을 잊고 있었습니다.
장자가 깜짝 놀라 이내 활을 버리고 도망치듯 돌아왔습니다.
그때 밤나무 숲을 지키는 사람이 도둑인 줄 알고 장자를 뒤쫓아 오면서 욕을 해댔습니다.
장자는 집에 돌아와서 “자신이 외적사물에 사로 잡혀서 자신을 잊고 있었다.”는 것에 석 달 동안을 불쾌해 있었답니다.

사람에게 있어서 생명보다 소중한 것은 없습니다.
재물, 명예, 쾌락, 그 어떤 것도 생명보다 우선순위에 둘 만큼 소중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탐욕에 눈이 어두워서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현실을 전혀 보지 못합니다.
모든 시야가 탐욕에 쏠려 있는 동안 자신을 노리는 또 다른 어떤 위험이 가까이 있다는 것을 전혀 인식하지 못합니다.

식욕이 동할 만치 탐나는 것이 보일 때는 그 주변에 반드시 자신의 인격을 저울질하는 타락이 있습니다.
성경 잠언 15장 27절에 보면 지나치게 이익을 탐하는 자는 자기 집을 해롭게 하고 뇌물을 싫어하는 자는 살아남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여기 이익은 정상적인 노력의 대가가 아니라 부정한 이익을 탐하는 것을 말합니다.
탐욕으로 인한 지나친 집착은 도리어 개인과 가정과 사회에 큰 손해를 끼치게 됩니다.

탐욕의 주변에는 위험이 감돌고, 탐욕의 중심에는 몰두가 있습니다.
탐욕은 눈을 멀게 하고 양심을 마비시키며 영혼까지 잠들게 합니다.
그러므로 탐욕의 포로가 되어 부정과 부패가 행해지지 않도록 항상 돌아보고 주변도 살피는 여유를 가지고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

초대교회 담임목사 이종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