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아기
평화의 아기
  • 보령뉴스
  • 승인 2010.12.13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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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선교사 리처드슨(Don Richardson) 내외가 인도네시아에 갔다. 그 때는 아직 자바(Java)섬에 식인종이 있을 때였다. 그 곳에는 부족 간의 싸움이 심했다. 그리고 서로 싸우다가 화해를 청할 때는 자기 마을의 갓난아기 하나를 상대편에 주는 관습이 있었다. 그들은 이 아기를 ‘평화의 아기’라고 불렀다.

리처드슨 선교사가 이 섬에 도착한 지 2년째 되던 해, 큰 부족 간의 싸움이 시작되었고 오랫동안 화해의 기운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백인 부부가 아기를 안고 언덕에 나타났다. 대치하고 진을 치고 있던 양편 부족이 놀라움으로 이 광경을 지켜보았다. 리처드슨 선교사였다. 그들은 한 살 난 자신의 아들을 ‘평화의 아기’로 내놓은 것이다.

말없이 바라보던 양쪽 진영에서 함성이 터졌다. 증오의 소리가 아니라 평화를 기약하는 기쁨의 함성이었다. 그들은 아들을 바치는 백인 부부의 사랑을 깨달은 것이다. 이 사건은 문이 무겁게 잠겨 있던 인도네시아 자바 족에게 복음이 들어가게 되는 큰 동기가 되었다.

우리나라엔 6.25 전쟁 이후 가장 위험한 환경에 처해있다. 증오를 통한 분쟁으로 치닫는 지금의 상황에서 ‘평화의 아기’가 필요한 시점에 서 있다.

불신의 골이 깊어 이제는 헤어날 수 없는 수렁에 빠져 있는 이때에 리처드슨 선교사가 자신의 아들을 ‘평화의 아기’로 내 놓았던 것처럼 평화로 이어질 만한 그 아름다운 다른 이름의 ‘평화의 아기’, 즉, ‘냉정한 판단과 넉넉한 기다림’을 필요로 한다.

냉정한 판단과 넉넉한 기다림은 하나님의 선하심과 계획하심을 바라는 우리 모두의 간절함이 배어있는 기도가 뒷받침되는 분명한 상황에서 만이다.

한빛교회 나일호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