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드로의 동문서답”
“베드로의 동문서답”
  • 보령뉴스
  • 승인 2010.12.04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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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복음 8:33)

   
▲ 강일만 목사
   스토코우스키(Leopold Stokowski)가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를 지휘할 때 황당한 사고가 발생했다. 어느 날 베토벤의 오버튜어(Overture)를 연주할 때의 일이다. 이 곡은 트렘펫 하나가 연주 도중 무대가 아닌 관중석 뒤에서 쏠로가 나오는 부분이 있었다.

   스토코우스키는 신나게 지휘봉을 휘두르고 있었다. 이 곡을 장식하는 트렘펫 독주의 순간이 되었을 때 지휘봉이 관중석 뒤의 트렘펫 쪽을 지적했지만 거기서는 아무 소리도 나지를 않았다. 지휘자는 갑자기 당황했다.

   그 트럼펫을 맡았던 사람은 엉뚱한 봉변을 당하고 있었다. 미리 알려주지 않아서 아무것도 모르는 수위가 트럼펫 연주자의 팔을 비틀어 꼼짝 못하게 하고 의기양양하게 소리를 치고 있었다. “미친 녀석 같은 이, 네가 스토코우스키씨의 연주를 망치려고 이런 짓을 해? 어림도 없어, 이런데서 나팔을 불도록 내가 내버려 둘 줄 알아?”

   이렇게 해서 그날의 음악회는 말할 것도 없이 실패로 끝났다. 엉뚱한 대답을 동문서답(東問西答)이라고 한다. 수위는 제 나름대로 필라델피아 교향악단을 위해 건설적인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을 했었겠지만 사실은 음악 전체를 죽이는 파괴적인 동문서답을 자행하고 있었던 것이다.

   마가복음 8장에 베드로의 동문서답이 기록되어 있다. 그것은 예수께서 처음으로 자기의 죽음을 예고했을 때였다. 이때 베드로는 예수를 남의 눈에 띄지 않는 장소로 조용히 모시고 가서 간하였다. “주님, 그런 일은 절대로 있을 수 없습니다.” 예수께서 베드로를 꾸짖으시며 나무라셨다. “사탄아 물러가라 너는 하나님의 일을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한다.”

   베드로가 동문서답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자신과 주님 사이에 이념의 차이가 있었다. 베드로는 사람의 일을 생각했고 주님은 하나님의 일을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행동에도 하늘과 땅 만큼의 거리가 생긴 것이다. 내가 베드로처럼 지혜롭다고 생각하고 정확한 이해와 판단에 의하여 행동했다고 생각해도 사람의 일 만을 생각하는 차원 속에 있다면 “사탄아 물러가라”는 말씀처럼 사탄의 앞잡이가 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오늘도 주님의 뜻과 내 생각이 일치하는 삶을 살도록 기도하자. 베도로처럼 주님 앞에서 동문서답을 하지 않도록...

양항교회 강일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