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차 한 잔을 마시며
녹차 한 잔을 마시며
  • 보령뉴스
  • 승인 2010.12.01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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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색소폰 연주자인 케니지의 소프라노 섹소폰 연주곡중에 자스민 꽃이라는 유명한 곡이 있다. 동양적인 느낌을 많이 주는 그 연주곡을 듣고 있으면 녹차 향이 그윽한 녹차꽃밭을 바라보며 단아하고 기품 있는 아가씨의 차를 마시는 모습이 연상되곤 한다.

   영어권에서는 모든 녹차를 자스민차라 부른다. 애호가들이 좋아하는 설록차, 작설차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우는 우리의 녹차는 사실 모두 같은 단일품종인 차나무의 잎으로 만든 것이다. 차나무의 여건에 맞는 각 고장에서 찻잎을 따는 시기와 건조, 수치(더 좋은 맛을 내기 위해 불에 덕거나 물로 씻거나 다른 약물에 담거나 하는 등의 처리를 말함)의 과정에서 맛이 달라진다고 한다. 중국의 녹차에도 명차, 화차 등의 많은 별명을 가지고 10억 중국인의 입맛과 주변국의 애호가들의 입맛을 맞추고 있다. 요즈음은 우리나라도 녹차의 생산량이 많아져서 10여 년 전부터는 수출도 한다고 한다.

   우리의 선조들은 삼국시대 이전부터 녹차를 즐겨 마셔왔으며 일본에 차 마시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다과와 다식, 다과상이라는 말과 여러 가지 다식문양을 내는 나무로 만든 틀까지 일상 속에 있었으며 이들은 우리 역사 속에서 깊은 차 사랑을 증명하고 있다.

   그러나 작금에는 커피 애호가들이 많아져서 녹차가 커피의 뒤를 따라가는 형편이다. 커피는 육류와 기름진 음식을 좋아하는 태음인들 그 중에서도 열이 많은 체질들에서 소화작용을 돕고 안정 강장제역할을 하므로 기호식품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들에는 이런 열태음인은 전체의 1/5 정도를 넘지 않는다. 그러니 그 밖의 체질은 하루 한두 잔은 모르지만 더 마시면 부작용이 따르게 된다. 학자들이 커피의 폐해를 매일같이 외쳐대도 아랑곳 하지 않고 “커피 없이는 하루도 못살아”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보면 습관이 무섭다는 것을 실감나게 한다.

   그러면 우리의 녹차는 아무 부작용이나 주의사항이 전혀 없는가하면 그것은 아니다. 본디 녹차는 은은한 향기와 약간 씁쓰레하고 떫은맛이 있으며 녹차의 효능은 우리의 신경을 상쾌하게 풀어주므로 한참 머리를 많이 쓰고 나서 얼굴이 약간 달아오르면서 머리가 멍한 상태가 있을 때 좋다. 또 집중력으로 인해 눈에 충혈되면서 피로가 올 때 마시면 좋다. 또한 기분을 차분하게 해주며 기운을 내려주는 작용이 있어 과식 후에 발생되는 후덥한 열기가 위로 떠올라 갈증이 있을 때 마시면 더욱 좋다. 대개 체중이 많거나 과식하거나 위장이 식후에 더부룩한 사람들은 식곤증이 오기 쉬운데 이럴 때 녹차가 도움이 된다. 그러므로 녹차는 식후에 즐기는 것이 좋다. 또한 입 냄새를 없애주고 양을 많이 자주 마시면 지방간도 줄여주며 고지혈증에도 도움이 된다.

   기운이 약한 사람이나 소화력이 약한 사람은 비록 녹차 한잔이라도 공복에 마시면 차의 기운에 약간 휘질(무엇에 시달려 기운이 빠지고 쇠하여 지다)수가 있다. 기가 허하고 속이 찬 사람은 빈속에 녹차를 마신 후 몸이 사르르 까라지는 느낌과 함께 기분이 나빠지므로 차를 계속 마셔 내지를 못하는 것이다.

    이런 것들을 이해한다면 녹차의 주요 작용이 짐작 될 것이다. 또한 녹차는 얼굴과 피부에 기름기가 빠지며 푸석해질 수가 있으므로 야윈 사람은 너무 즐기지 않는 것이 좋을 듯싶다. 혹 마신다면 식후에 배가 든든할 때 마시기를 권한다.

   찻잎은 가지 맨 끝에 나온 새 싹을 따서 만드는데 식물의 새싹 끝에는 성장하는 성장력과 생명력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그런 성장하는 기운과 큰 잎으로 퍼져나가려는 생명력을 우리가 취하고자 차로 마신다. 그리고 녹차 잎에는 탄닌과 알칼로이드가 많이 들어 있다. 이 탄닌은 떫은맛을 가지고 수렴시킨다. 이것은 기운을 까라지게 한다. 그래서 대개의 녹차 잎을 따면 그늘에 말려서 볶거나 살짝 찌거나 살살 덕는다(볶는다). 이 탄닌의 작용을 줄이자는 것이다.

   녹차 잎에는 고유의 향이 있다. 식물의 향은 우리 몸에 들어가면 소화관을 비롯한 오장의 운동력을 높여주며 부드럽고 지속적으로 운동하는 작용이 일어나도록 돕는다. 그러면서 녹차의 알칼로이드는 녹차 고유의 냄새와 효능을 나타낸다. 그래서 녹차가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일본에서도 녹차는 많은 사랑을 받고 있으며 녹차함유식품들도 많이 개발되어있다. 유럽도 동양 차의 매력에 빠져드는 사람이 많아져 가고 있다고 한다.

   차는 삶에 여유를 주며 인생을 관조 하게한다. 우리도 과자 몇 조각과 녹차를 한잔 마시며 바쁜 삶속에서 쉼을 갖고 살자! 항상 예수님을 바라보며 살고 싶은 것이 우리의 마음이지만 이때만이라도 하나님과 예수님을 묵상하는 시간을 갖는다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한다.

김영철 우석한의대 겸임교수 감초당한의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