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한 자동차 문화생활을 위하여...
성숙한 자동차 문화생활을 위하여...
  • 보령뉴스
  • 승인 2010.11.24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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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자동차 등록대수는 이제 1700만대를 넘고 있다. 우리나라가 1955년 8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시발자동차를 만든 이후 우리나라의 자동차산업은 비약적으로 발전하여 이제 세계에서 자동차 생산국 5위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세계 어디에서도 우리나라의 자동차를 쉽게 볼 수 있게 된 것은 매우 기쁜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자동차 사고율이 OECD 회원국 평균의 11배라는 사실은 다시 생각해 보아야할 문제이다
 

요즘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우리나라의 자동차 운전자의 태도가 많이 달라진 것을 알 수 있다. 1980년대에는 고속도로에서 1차선을 달릴 때 뒤 쪽에서 달려오는 차가 경음기를 누르거나 상향등을 비추면서 앞 차를 위협하고 빨리 비켜주지 않을 경우 시비가 일어나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요즘은 1차선에 자신보다 느리게 가는 차가 있을 때에라도 경음기를 누르거나 상향등을 켜는 사람보다는 스스로 2차선으로 차선을 변경하여 앞차를 추월하는 차들을 자주 보게 된다. 2차선으로 추월하는 것이 옳은 방법은 아니지만 앞차를 위협하거나 욕을 하면서 지나가는 모습 보다는 훨씬 보기 좋은 모습이 아닐 수 없다. 고속도로의 1차선은 앞차를 추월할 때 사용하는 도로이다. 주행도로가 아니므로 추월 할 때가 아니면 뒤에서 다가오는 차가 없을 때라도 1차선에서 2차선으로 차선을 변경하는 수고를 자주해야 한다. 그것이 운전자의 매너이고 성숙한 운전문화이다.

해외에서 운전하며 크게 느낀 점은 현지인들이 운전할 때 양보를 잘 해준다는 사실이었다. 차선을 변경하거나 부득이 다른 차선으로 변경이 필요하여 방향전환 신호를 표시하면 언제든지 순순히 양보해주는 사람들을 보며 마음이 편안해짐과 고마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그렇게 여유로운 운전태도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그런 운전자의 모습은 많이 배운 사람이나 못 배운 사람의 차이가 아니며, 부자와 가난한자의 차이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항상 남을 배려하는 성숙한 마음에서 오는 것이고 사회 저변에 깔려있는 자동차문화 속에서 나타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약 10년 전 충남 보령에 왔을 때 놀란 것은 보령의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하면서도 운전을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차도 많지 않았고 사람들의 운전태도도 충청도 양반답게 양보도 잘 해주며 편안한 운전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나 이제 자동차가 많아지며 사람들의 마음은 편안해 진 것이 아니라 더 조급해지고 더 불편해진 것처럼 보인다.

자동차가 이제는 기술을 넘어 문화가 필요한 세상이 되었다 자동차는 우리 생활 속에서 더 편안함과 여유를 줄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름다운 자동차문화를 조성할 수 있도록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운전하는 습관을 가져보자. 운전을 할 때 예상 시간보다 조금만 일찍 출발한다면 여유 있는 운전을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처음 운전할 때의 초심을 기억하며 남을 배려하려는 마음의 준비는 나를 편안하고 기분 좋게 그리고 여유롭고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게 하며 성숙한 자동차 문화를 구축하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충남 보령은 서해안 고속도로의 개통과 함께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아오는 관광도시가 되었다. 모든 사람들이 보령에서 아름다운 산과 바다뿐 아니라 보령의 푸근한 자동차 문화와 넉넉한 인심도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아주자동차대학 교수 지명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