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는 ‘노무현 비서실장’이란 이미지가 강하다. 또 노무현 정부의 실패에 대한 공동책임론도 제기된다. 그에겐 부담이자 극복해야 할 과제다.
그는 이날 수락 연설에서 “김대중·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의 헌신과 희생을 딛고 새로운 민주정부 시대를 열겠다”며 “사람이 먼저인 세상을 여는 ‘새 시대의 맏형’이 되겠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재임 중 “새 시대를 여는 맏형이 되고 싶었지만, 구시대의 막내 노릇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었다. 그런 노무현 시대를 ‘구시대’로 마감하고 새 시대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그는 “대통령이 되면 공평과 정의가 국정운영의 근본이 될 것”이라며 “책임총리를 통해 제왕적 대통령의 권력도 분산하겠다”고 밝혔다. 정책과제로는 일자리 혁명, 복지국가, 경제민주화, 새로운 정치, 평화와 공존의 실현 등 다섯 가지를 제시했다.
민주당 쇄신도 당면한 현안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15일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당 인사권과 재정권 등 모든 권한을 문 후보에게 넘기기로 했다. 이해찬 대표-박지원 원내대표는 사실상 2선으로 후퇴했다는 의미다. 그동안 문 후보는 경쟁자들에게 당내 주류인 노무현계의 패권주의에 대해 강한 비판을 받아 왔다. 자신의 정치적 토대인 친노 세력에 대한 인적 쇄신을 과제로 안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16일 열린 마지막 서울지역 경선 결과를 합해 전국 누적 득표율 56.5%를 얻어 결선 투표 없이 당 대선 후보로 확정됐다. 문 후보는 13개 지역 경선에서 모두 1위를 기록했지만 ‘경선 흥행 부진’이라는 평가를 피하진 못했다.
이날부터 대선 구도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문 후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3자 대결구도 가 됐다. 문 후보와 안 원장의 단일화 여부에 따라 대선판은 또 한번 요동칠 전망이다. 문 후보는 안 원장과 관련해 “정치권 밖에서 희망을 찾는 국민들이 적지 않은 것은 나와 민주당이 반성해야 할 대목이자 좋은 기회”라 고 말했다. 안 원장도 축하의 뜻을 유민영 대변인을 통해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