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학 충남교육혁신연구소』 이병학 소장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에 대한 입장 】
『이병학 충남교육혁신연구소』 이병학 소장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에 대한 입장 】
  • 방덕규 발행인
  • 승인 2026.01.20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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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에는 찬성한다.그러나 아이들의 교육을 중심에 두어야 한다.
- 아이들의 교육을 중심에 둔 통합이여야 시민의 동의를 얻을 수 있다. -


 

 

 

■ 통합은 필요하며, 그 큰 방향에는 동의한다

 최근 정부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논의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번 통합은 단순한 행정구역 조정에 그치는 문제가 아니라, 대전과 충남의 삶의 구조와 지역의 미래를 장기적으로 재편하는 중대한 결정이다.

 대전–충남 통합의 큰 방향에는 동의한다.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고 광역 단위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논의는 필요하며, 통합은 충분히 검토할 가치가 있는 선택지다. 다만 통합의 성패는 행정의 규모가 아니라, 아이들의 배움과 학교 현장을 중심으로 교육 제도와 운영 체계를 얼마나 세심하게 설계하느냐에 달려 있다.

■ 대전과 충남은 서로 다른 교육 과제를 안고 있다

 대전은 도시 규모에 비해 학교 신설 여력이 제한된 구조 속에서,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과밀학급 문제가 장기간 누적되어 왔다. 교실 밀집도가 높아지면서 수업의 질과 생활지도 여건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으며, 학군 간 격차와 진학 경쟁이 심화되는 흐름도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대전의 학부모들은 통합 이후에도 경쟁 중심의 교육 구조가 어떻게 변화할지, 혹은 현재의 문제가 새로운 방식으로 재편되지는 않을지를 걱정하고 있다.

 충남 역시 다른 양상의 교육적 과제를 안고 있다. 천안·아산 지역에서는 학생 수 증가로 인한 과밀학급, 특별실과 급식실 공간 부족 등 학교 시설 전반의 수용 한계가 이미 심각한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동시에 농촌과 읍·면 지역에서는 학생 수 감소로 소규모 학교 운영의 어려움이 커지며, 교육과정의 안정적 운영과 학교 공동체 유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충남의 학부모들 또한 지역별로 서로 다른 교육 여건 속에서 통합 이후 교육 환경이 어떤 방향으로 조정될지에 대해 심각한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처럼 대전과 충남은 각기 다른 구조적 조건 속에서 서로 다른 형태의 교육 과제를 안고 있으며, 학부모들의 걱정 역시 그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이러한 차이를 충분히 분석하지 않은 채 하나의 기준으로 통합을 추진할 경우, 현장의 문제를 해소하기보다 오히려 기존의 어려움을 굳히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처럼 대전은 경쟁과 과밀의 문제로, 충남은 과밀과 소멸이 동시에 진행되는 문제로 이미 각기 다른 한계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차이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인 통합은, 교육 현장의 어려움을 해결하기보다 오히려 고착화시킬 위험이 크다.

■ 행정통합은 역사와 시민의 일상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대전과 충남은 1989년 행정적으로 분리된 이후, 각자의 행정과 교육 체계를 오랜 시간에 걸쳐 구축해 왔다. 특히 충남의 경우, 대전에 있던 충남도청과 충남교육청이 2013년, 분리 이후 무려 24년 만에 홍성 내포로 이전하며 지금의 행정·교육 체계를 완성했다. 이는 단순한 청사 이전이 아니라, 지역 균형 발전과 행정 안정성을 위해 오랜 시간 사회적 비용과 논의, 주민들의 선택과 합의를 감내해 온 결과다.

 그렇기 때문에 통합 논의 과정에서는 통합 특별시로 출범할 경우 ▷어떠한 구체적인 혜택이 있는지, ▷통합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찬·반 입장은 어떤지, ▷통합 특별시의 명칭은 무엇으로 할 것인지, ▷새로운 시청을 어디에, 언제 둘 것인지, ▷대전–충남의 기존 시(市), 군(郡) 명칭은 사라지고 구(區)로 개편되는 것인지, ▷기존 행정 거점은 어떤 기능을 유지하거나 어떻게 재편할 것인지에 대한 분명한 답이 필요하다. 통합은 제도와 조직을 합치는 문제를 넘어 시민과 도민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교육 분야에서도 통합 이후 ▷교육감의 근무지는 어디로 정해지는지, ▷교육청의 행정 거점은 기존 대전·충남 교육청 중 어느 곳을 중심으로 운영할 것인지, ▷교육청의 기능 분산 체계를 둘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제시돼야 한다. 아울러 새로운 교육 행정 청사가 필요하다면, ▷그 필요성에 대한 판단 근거와 함께 재원 조달 방식, ▷단계별 추진 일정, ▷기존 청사의 활용 방안까지 포함한 구체적인 계획이 시민과 도민에게 투명하게 설명돼야 한다.

■ 교육청과 행정조직의 구조 차이는 통합 설계의 핵심 쟁점이다

 통합은 공간과 제도를 합치는 문제를 넘어, 사람과 조직을 어떻게 통합하느냐의 문제이기도 하다. 통합 과정에서는 교육 현장을 지탱해 온 교직원들의 문제 역시 함께 고려돼야 한다.

 대전교육청과 충남교육청은 교육 행정의 구조뿐 아니라, 인사·승진·보직 체계에서도 서로 다른 기준과 운영 방식이 적용되고 있다. 이러한 차이를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통합이 추진될 경우, 교직원 인사 운영의 혼선과 현장 불안이 발생할 수 있으며 그 부담은 결국 학교 운영과 학생들의 교육 환경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아울러 시청과 도청에 근무하는 일반 행정직 공무원들뿐 아니라, 산하기관과 유관기관에 소속된 직원들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다. 조직 간 차이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통합은 행정 서비스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으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과 도민에게 돌아간다.

■ 교육자치는 보장하되, 교육감은 하나로 선출돼야 한다

 통합은 반드시 시·도민의 충분한 의견 수렴을 전제로 추진돼야 한다. 특히 교육 문제는 사후 조정이 어려운 만큼, 사전 논의와 숙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통합 과정에서 교육자치는 결코 훼손돼서는 안 된다. ▷지역의 교육 여건을 반영한 교육과정 운영의 자율성, ▷교육적 판단이 정치·행정 논리에 종속되지 않도록 하는 전문성과 중립성의 보장, ▷교육재정의 안정적이고 책임 있는 운영 체계가 지켜져야 한다.

 통합이 이루어진다면 교육 체계는 오히려 더 명확해져야 한다. 행정 체계가 하나로 통합되는 만큼, 교육 정책의 최종 책임 역시 분명해야 한다. 그러한 점에서 통합 이후에는 교육 정책에 대한 책임을 지는 교육감은 하나의 체계로 선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만 그 교육감은 행정 효율만을 앞세우는 관리자가 아니라, 대전과 충남의 서로 다른 교육 현실을 정확히 이해하고 학교 현장과 교직원 조직의 특수성을 두루 아우르며, 교육의 안정과 변화 모두를 책임 있게 이끌 수 있는 통합형 교육 리더여야 한다.

■ 통합의 큰 방향에는 찬성하되, 교육을 충분히 고민하며 추진해야 한다

 대전–충남 통합의 큰 방향에는 동의하며, 통합이 지역의 미래 경쟁력을 높이는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그 과정에서 교육이 충분히 검토되고, 교육 현장의 현실이 반영된 상태로 추진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

 아이들의 배움이 안정적으로 이어지고 학교 현장이 혼란 없이 작동할 때 통합은 성과를 낼 수 있다. 교육을 중심에 두고 충분한 숙의와 설계를 거친 통합만이, 대전과 충남 모두의 지속 가능한 미래로 이어질 수 있다.

【이병학 소장 프로필】

◼ 기본 소개

· 직전 충남교육감선거 2위

· 이병학 충남교육혁신연구소 소장

·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상담심리학과 연구교수

· 충청남도 교육규제 완화위원회 위원

· 천안시 체육회 관리위원

·  『따뜻하고 행복한 교육을 위한 이병학의 약속』, 『충남교육 혁신을 위한 이병학의 도전』 저자

· 다수의 교육 칼럼 연재 및 정책 제안 활동

26.01.17.『이병학 충남교육혁신연구소』 소장 이병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