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의 즐거움, 철저한 안전 의식과 함께 해야
– 여름의 즐거움, 철저한 안전 의식과 함께 해야
  • 보령뉴스
  • 승인 2025.07.26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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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교육혁신연구소, 이병학 소장

 

최근 전국에 많은 피해를 입혔던 장맛비가 지나고 본격적인 7월의 무더위가 찾아왔습니다. 7월은 각 학교가 여름방학을 맞이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여름방학을 맞은 전국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올해도 어김없이 바다와 계곡, 강가와 물놀이 시설 등으로 떠나 가족들과 즐거운 추억을 만들 것입니다. 그러나 그 즐거움 뒤엔 항상 위험 또한 도사리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최근 10년간 우리나라에서 여름방학 중 발생한 물놀이 사고는 연평균 약 40건이 넘으며, 초·중·고등학생이 여름방학 동안 친구나 가족과 함께 물놀이를 하다가 사망하는 사고는 매년 빠짐없이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행정안전부와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22년까지의 10년간, 여름철 물놀이 사고로 인한 청소년 사망자는 150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주요 원인으로는 안전장비 미착용, 무리한 수영, 보호자 부재 등이며 대부분 구조가 어려운 계곡이나 깊은 하천에서 일어났습니다. 주목할 것은 물에 대한 과신과 안전수칙 미숙지가 물놀이 사고의 큰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된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물놀이는 단 한 번의 방심이 되돌릴 수 없는 비극을 초래하고 맙니다. 아래의 실제 사례들이 이를 잘 보여줍니다.

2020년 8월, 경기도 가평의 한 계곡에서 중학생 A군이 계곡에서 물놀이를 하던 중 갑작스러운 급류에 휩쓸려 사망하였습니다. 장마 이후 수위가 높아지고 물살이 강해졌음에도 A군은 이를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채 수영을 시도하였고, 구조에 어려움이 있는 계곡 특성상 즉각적인 조치도 어려웠습니다. 2022년 7월, 경기도 안성시에서는 11세 초등학생 B군이 하천에서 물놀이 중 급류에 휩쓸려 실종되었고, 끝내 사망했습니다. 사고 당시 하천은 호우로 수위가 급격히 상승한 상태였습니다. 두 사건 모두 급류에 대한 이해 부족, 기본적인 안전 수칙 미준수가 겹친 참사였습니다.

충남 태안에서는 2013년 7월, 고등학생 해병대 체험 캠프 사고가 있었습니다. 이 사고로 고등학생 5명이 파도에 휩쓸려 실종 후 사망하여 전 국민이 애통해하였습니다. 이 사건은 정부 인증 부재, 무자격 교관에 의한 안전 관리, 구명조끼 미착용 등 총체적인 운영과 관리 부실이 지적되었고 이후 체험활동의 안전기준이 강화되었습니다.

이 같은 사고들을 예방하고자 현재 각 시·도 교육청은 생존수영교육을 의무화 하고 있으며 매년 여름방학 전 물놀이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가정통신문을 통해 주의사항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소방서, 해양경찰청 등과 연계해 체험 중심의 안전 교육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모와 아이들 모두에게 충분한 경각심을 주기에는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학교와 교육청에서 물놀이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인식의 전환입니다. 수심의 변화, 물살, 기상 변화 등은 수영 능력과는 무관하게 사람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과 구명조끼 착용, 위험 지역 접근 금지, 보호자 동반은 물놀이의 기본이라는 것을 국민 모두 명확하게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아이들에게 단순히 “조심해”라고 말하는 것을 넘어 실제 체험을 통해 몸으로 느끼며 바다와 계곡, 하천 등 물에 대한 판단력을 키우는 교육 프로그램과 관련 인프라 확대 또한 절실합니다.

물놀이는 아이들에게 소중한 추억이 될 수 있는 시간입니다. 그러나 그 추억이 비극으로 바뀌지 않도록 학교는 물론 학생, 학부모, 지역 사회 모두가 함께 적극 노력해야 합니다. 여름의 즐거움은 ‘안전’이라는 토대 위에서만 진정한 빛을 발합니다. ‘안전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인식과 행동으로 이번 여름에는 단 한 명의 아이도 물놀이 사고로 희생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병학 충남교육혁신연구소」 소장 이병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