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평화를 위하여
가정의 평화를 위하여
  • 보령뉴스
  • 승인 2014.08.06 17: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보령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여성보호계장 경감 유윤석 기고

[기고]

삼복더위가 맹위를 떨친다.

이럴 땐 한 겨울의 고드름을 생각한다.

어렸을 때 초가집 처마에 줄줄이 달린 크고 작은 고드름을 따서 아이스크림처럼 먹어 보기도 하고 던져 보기도 하면서 겨울을 보냈다.

인터넷에서 고드름의 동요를 들어본다.

고드름 고드름 수정 고드름 고드름 따다가 발을 엮어서 각시방 영창에 달아놓아요.

각시님 각시님 안녕하세요. 낮에는 해님이 문안오시고 밤에는 달님이 놀러 오시네.

고드름 고드름 녹지 말아요. 각시님 방 안에 바람 들으면 손 시려 발 시려 감기 드실라.

이 노래는 1920년대 일제 암흑기에 어린이들을 위해 유지영 선생이 노랫말을 짓고 윤극영 선생이 곡을 만들었다고 한다.

순수하고 맑은 동요를 듣고 있으니 동심으로 돌아가 마음이 편안해진다. 노랫말도 참 아름답다.

고드름을 따다가 발로 엮어서 각시방 영창에 달아놓는다는 표현이 상징하는 것은 무엇일까? 아마도 아름다운 여인을 사랑하고 보호하는 마음을 은유적으로 표현했을 것이다. 그야말로 여인사랑의 절정이다.

해님이 문안오고 달님이 놀러오고 행여 고드름이 녹아서 방안에 바람 들면 손 시려 발 시려 감기 들을까 걱정하는 우리네의 아내사랑이 정겹다 못해 감동이다.

이렇게 어렸을 때부터 우리는 약자인 여성을 보호하고 사랑해야 한다고 표현하는 노래들을 즐겨 부르며 지냈다.

요즘 부부사이에 갈등이 있고 서로 좋은 관계로 발전하지 못하고 폭력까지 행사하는 사람들이 있곤 한다.

이럴 때 심리학자들은 우선 상대방을 독립행위의 주체로 인정해야 한다고 한다. ‘내 아내니까 이해하겠지’ 하는 생각보다 내 남편도 내 아내도 자녀들까지도 생각이 다르고 행동도 나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생각이 다르다고 죄가 되는 것은 아니니까 말이다.

아내가 나를 가끔 화나게 할 때면 나의 거울이다 생각한다. 나 아닌 다른 사람들의 모습에서 내 자신을 본다.

아내가 깨어진 거울의 모습으로 보여 질 때도 있다. 그러면 심각하게 나를 성찰하라는 뜻 일게다.

심리학자인 데이비드 웩슬러는 ‘좋은 남자는 여자가 만든다’고 하면서 부드럽게 시작하는 대화법과 성공적인 부부의 대화법으로 상대방을 존중하고 상냥하게 대하며 말싸움을 생길만한 주제를 꺼낼 때도 우아하고 부드럽게 말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한다.

부부가 근본적으로 서로 신뢰하고 사랑하고 존경한다면 화를 돋우는 행동도 참아낼 수 있다고 한다. 특히 부부가 서로를 통제의 대상으로 인식하기보다는 서로에게 받은 영향을 받아들이는 선택을 하면서 지내야하고 서로가 상대방을 행복하게 해주기를 바라는 마음 즉, “우리는 함께 합니다. 당신을 배려합니다.”라는 메시지를 항상 담고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부부가 갈등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중 하나는 현재의 일보다도 과거의 일을 다시 가지고 와 싸움이 커지는 것을 종종 본다. 보여야 할 정경은 보이지 않고 배경만 보고 있으면 되겠는가? 비록 사소한 말 한마디라도 잘못하여 상대방에 상처를 주지 않았던 사람은 별로 없을 것 같다. 그래서 지금 당장의 일에 국한해야지 지나간 것 까지 들추어내면 부부간 갈등은 오히려 커질 수밖에 없다.

또한 아내나 남편이 기분이 좋지 않아 불평이나 잔소리를 할 때도 선택적인 눈감아주기가 필요하다고 한다. 매사를 일희일비 하면 너무 힘들 때도 있으니 한쪽에서 참아주는 여지를 남겨둘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고 하지 않는가? 한쪽에서 자기주장을 굽히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 상대가 조금이라도 그럴 수 있다고 이해하는 여지를 남겨 놓는 것만으로 성공적인 부부관계를 지속시킬 수 있다.

현실적인 기대수준을 조금 낮추는 방법도 있다. 평소 남편이나 아내에 대한 과도한 기대로 너무 부담을 주는 것은 아닌지 고민해 봐야 한다.

가수 이성원이 부르는 동요 고드름을 다시 한 번 들어본다.

고드름 고드름 수정 고드름 고드름 따다가 발을 엮어서 각시방 영창에 달아놓아요.

수정 고드름을 발로 엮어 각시방 영창에 놓아두는 흐뭇한 광경을 상상한 것처럼 모든 가족이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고 사랑하며 항상 웃음이 넘치는 가정이 되었으면 한다.

보령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여성보호계장 경감 유윤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