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 금강비전위원회는 충남 서천군을 비롯하여 충청남도에서 금강 하굿둑 해수유통을 제안한 것은 금강 하굿둑 건설 이후 하구와 연안의 수산자원에 의존하던 지역 경제가 쇠퇴하면서 발생한 지역민의 고통을 해소하기 위한 처절한 노력이다. 이런 지역민의 고통을 이해한 국토해양부가 해수유통의 타당성을 검토하기 위해 연구용역을 발주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연구보고서에서 제시한 결론은 고통을 해소하기를 바라는 지역민의 희망을 비합리적으로 짓밟고 있다. 또한 연구에서 조사․분석한 내용과는 배치되는 이해하기 어려운 결론을 제시하는 것은 지역민의 고통을 해소하기 위해 해수유통을 제기한 서천군과 충청남도, 그리고 연구용역을 발주한 국토해양부의 기본적인 취지 자체를 무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금강 하구 인근의 지역 경제가 쇠퇴한 주된 원인 중 하나는 금강 하굿둑이 건설된 이후 금강 하구에서 기수역이 사라진 때문이다. 하굿둑으로 바닷물과 강물이 차단되면서 참게, 황복, 뱀장어, 은어, 웅어 등 회유성 어종이 사라졌다. 이는 국토해양부 용역의 조사 내용에서도 확인된 바와 같이 회유성 어종이 어도를 이용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연구보고서에서 보여준 대로 하굿둑으로 막혀 영양염류가 강에서 바다로 유입되지 못하여 식물플랑크톤 등 생산자가 감소하고 퇴적물의 유동도 변화하여 하구와 연안의 지형이 변하면서 인근 어장과 김 양식장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쳐 수산자원에 의존하던 지역 경제 부분이 쇠퇴하게 되었다.
그런데 연구보고서에서는 하굿둑 상류와 하류가 담수와 해수생태계로 양분되고 염습지가 사라지는 등 기수생태계가 훼손되었고 인위적인 둔치 조성으로 습지가 사라지고 외래식물이 번성하는 육상생태계화한 문제를 확인하고도 해결을 위한 대안을 제시하기보다는 원래대로 회복될 것을 우려하여 현 상태를 유지하고 해수유통을 유보해야 한다는 연구 내용과 배치되는 모순된 결론을 내리고 있다.
이런 비논리적인 결론을 무리하게 내린 것은 네덜란드, 영국, 독일 등 해수유통, 특히 부분유통으로 이․치수와 생태계 문제를 동시에 성공적으로 해결한 예가 이미 있음에도 단순히 농업용수의 공급량이 감소할지 모른다는 우려에만 급급한 탓으로 보인다.
하지만 용역보고서의 해수와 퇴적물 유동에 대한 조사․분석의 내용에는 5개의 수문을 개방한 부분해수유통을 할 경우 해수 저층수가 상류로 올라오는 거리가 10km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개방하는 수문의 수를 2~3개로 줄이거나 조석과 연계하는 등 적절한 수문 운영에 의해 해수를 유통하는 경우 해수가 확산하는 거리를 5km 이내로 줄일 수 있다. 이 경우도 경사가 가파른 금강의 경우 담수가 내려오는 힘이 강하기 때문에 표층으로 해수가 확산하는 거리는 더욱 짧아진다.
따라서 적절하게 부분 해수유통을 하면 담수 확보에 지장을 주거나 지하수에 염해를 일으키는 일없이 기수역을 회복하여 수산경제를 살릴 대안이 있다는 것을 국토해양부 용역보고서의 분석 내용에서 분명히 알 수 있다. 그런 분석 내용을 얻고도 무조건적으로 해수유통을 유보해야 한다고 결론을 내린 것은 상식적으로도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다.
또한, 금강에 1년 내내 갈수기(1년 중 355일은 이때보다 더 많은 유량이 흐름)의 유량으로 물이 흐르더라도 이 유량의 16%면 농식품부가 주장하는 최대용수공급계획량(6억7백만 톤)을 공급할 수 있으며 농업용수가 필요한 때는 갈수기의 몇 배에 달하는 유량이 흐르는 우기이기 때문에 굳이 하굿둑으로 물을 막아 가두지 않아도 용수공급에는 지장이 없다.
한편 국토해양부 용역보고서가 인용한 국립환경과학원의 수질 예측 결과는 그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기 때문에 막연히 그 자료를 인용하여 수질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을 기대한 것은 과학적인 태도가 아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수리모형을 이용해 수질을 예측했다고는 하나 수리모형(EFDC와 SWAT)에 적합한 입력 자료도 제시하지 않았고 제시한 입력 자료에서 나올 수 없는 출력 자료를 제시하고 있다.
더구나 국립환경과학원이 4대강 사업을 정당화하기 위해 주장한 수질개선 효과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여 점오염원을 줄이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을 뿐으로 비점오염원의 통제 방안이 없는 등 현실적 실현성이 결여되어 있다.
특히 친수구역특별법에 따라 경제적 타당성을 고려하지 않고 추진될 가능성이 있는 산업과 레저관광 단지의 수변 난개발은 비점오염을 획기적으로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는 하굿둑으로 유입되는 수질이 계속 더욱 악화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명백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4대강 사업으로 금강의 수질이 더욱 악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해수의 부분유통에 의한 수질 개선만이 영산호와 같이 농업용수로도 쓸 수 없는 지경에 도달하지 않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이에 충청남도 금강비전기획위원회는 국토해양부가 다음과 같은 추가 검토 요청에 적극적으로 응하기를 촉구한다고 밝히면서,
첫째, 국가적ㆍ지역적으로 매우 중요한 정책결정을 위해 수행한 금번 연구의 내용과 결론의 타당성 여부에 대해 합리적으로 재검토하라.
둘째, 1990년 금강 하굿둑이 건설된 후 12년이 지난 지금 하굿둑이 건설을 정당화하기 위해 주장했던 지역 경제 발전에 실질적으로 기여한 바가 있는지 검토하라.
셋째, 오히려 기수역 소실에 따라 수산자원이 급감하여 쇠퇴한 지역 경제를 되살릴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을 검토하라.
넷째, 그 일환으로 갑문의 추가 설치와 적절한 수문 운영에 따른 부분 해수유통으로 기수역을 되살리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라.
다섯째, 통선문 설치로 마리나 등 하구관광단지 조성을 통한 지역 경제 발전의 대안을 검토하라며 국토해양부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고 백년대계를 보는 시각으로 국익과 지역경제를 살려 동반성장의 발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강력히 촉구했다.
[참고]기수역: 강과 바다로 만나는 하구에 형성되는 지역으로 바다에서 강 상류로 가면서 바닷물과 강물이 섞이어 염분도(짠 정도)가 점진적으로 낮아진다.
회유어종: 바다와 강을 주기적으로 이동하는 어종으로 바다에서 성체로 살다가 강으로 올라가 알을 낳고 치어가 다시 바다로 가는 황복이나 강에서 성체로 자라서 바다로 가 알을 낳고 치어가 다시 강으로 오는 뱀장어 등이 그 예이다. 이들의 이동이 순조롭기 위해서는 점진적으로 염분도가 변하는 기수역이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