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사망’ 오봉역, 인력 대비 업무량 과중… 코레일, 최근 3년간 재해 관련 자체감사 ‘0건’
‘노동자 사망’ 오봉역, 인력 대비 업무량 과중… 코레일, 최근 3년간 재해 관련 자체감사 ‘0건’
  • 보령뉴스
  • 승인 2022.11.11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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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왕역보다 입환량 23배 많은데 인력은 3배 불과

, “인원 감축만 할 것이 아니라 전면적 재조정 해야”
더불어민주당 김두관의원

 

지난 5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수송원이 작업 도중 사망한 오봉역의 업무량이 인력에 비해 지나치게 과중하다는 점이 밝혀진 가운데, 한국철도공사가 산업재해에 대해 진행한 자체감사는 3년간 0건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코레일은 중대재해 최다 발생 사업장이다.

지난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두관 의원(더불어민주당/경남 양산을)이 코레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오봉역의 입환량은 올해 10월 말 기준 19만7817량에 이른다. 이는 인근에 위치한 의왕역(8536량)보다 약 23배나 많은 수치다. 그럼에도 오봉역에서 입환을 담당하는 수송원의 숫자는 65명으로 의왕역(23명)의 3배도 되지 않는다. 작업량 대비 인력이 크게 부족하다는 현장의 지적이 사실임이 수치로 증명된 셈이다.

철도노조 역시 이번 사고의 원인을 인력 부족에서 찾았다. 노조는 입장문에서 “2020년 오봉역은 4조2교대로 전환하며 한 조를 늘렸으나 인력 충원은 없었다”면서 “노사공동 직무진단을 실시한 결과 1,865명의 인력 증원이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끝내 국토부와 기재부는 철도노조의 안전인력 충원 요구를 묵살했다”고 말했다.

위험한 근무환경 탓에 안전사고도 잦다. 코레일은 올해 4명이 사업장에서 사망하면서 중대재해 최다발생사업장이 되었다. 현재 코레일 나희승 사장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돼 조사 중에 있다.

그러나 코레일은 최근 3년간 산업재해에 대해서 자체감사를 진행한 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부터 올해까지 코레일은 총 23건의 자체감사를 진행했는데, 모두 업무의 적법성·타당성 및 효율성 확보에 대해서만 이루어졌다. 2018년 9월 같은 오봉역에서 발생한 발목절단사고에 대해서도 감사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노동자들의 부상 및 사망사고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사가 안이한 태도로 일관한다는 비판이 거세다.

한편, 코레일과 국토교통부는 올해 혁신계획을 발표하며 업무효율화와 조직개편을 위해 코레일 정원 1,422명을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코레일은 핵심기능의 인력은 그대로 유지하고, 비핵심기능은 대폭 감축할 방침이다. 그러나 현장에서 인력 부족에 대한 호소가 지속적으로 터져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인력 감축만을 혁신으로 내세우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두관 의원은 “인원에 비해 과중한 업무량 때문에 노동환경이 매우 열악하고 위험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인원 감축만 할 것이 아니라 각 철도역의 업무량을 전수조사하여 업무가 과중한 곳에는 인력 증원을 하는 등 전면적인 재조정이 필요해보인다”면서 “안타까운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현장 상황을 면밀히 살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