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화병 다스리기 (2)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늘 욕심과 경쟁과 다툼 그리고 미움과 분노가 있게 마련이다. 서로 간에 욕심들이 마주치며 갈등하며 마음에 상처를 받게 된다. 한편으로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가정에서 사랑과 위로를 받고 힘을 얻는다. 그러나 점점 복잡해져 가는 사회적 환경을 피할 수 없고 가족 간에도 서로 위로와 격려에 목말라 가는 세상이다. 이런 생활 속에서 인정 많은 우리네 심성에도 더욱 여러 갈등들이 마음에 쌓여가는 것은 어찌할 수 없겠다.
우리 민족은 북쪽의 넓은 산천에서 수렵 생활하던 기마민족이었다. 남쪽으로 내려와 삼면이 바다로 둘러진 이 땅에서 농경사회를 만들며 대가족을 이루어 살아왔다. 작은 마을에 옹기종기 모여 살면서 평등이 없는 행복 지수가 낮은 생활과 칠거지악의 존재는 울화병이 생기기 좋은 환경이었다.
이 세상의 힘은 재력과 권세와 능력이다. 권력과 돈은 말할 것이 없으며 조직사회와 생존경쟁에서 투쟁, 싸움 등 분노의 힘이 세상적인 힘의 원천이다. 여기에 나의 탐욕과 권력과 명예를 추구하는 것은 세상의 힘과 권력지향의 세계로 향하는 에너지가 된다. 세상의 권세를 쫓을 때 서로 부딪치며 상처받고 아파하며 또 상처를 주며 인간관계는 점점 더 복잡해지며 꼬여간다. 따라서 인간성이 악해져가는 것은 이 세상 임금(사단)의 나라에서 그가 원하는 일을 하기 때문이다.
이런 세상을 살면서 인격적 모독감이나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또 내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에 사람들은 화가 난다고 한다. 화가 난다는 것은 인체의 생리반응속도가 정상보다 빨라지고 압력도 높아진 상태를 말한다.
한의학 원전인 <황제내경>에 보면 ‘소화생기(小火生氣) 장화식기(壯火食氣)’라는 말이 있다. 이는 ‘인체도 하나의 조그만 불이 타는 것처럼 생리가 진행되고 있는데, 그 불이 갑자기 커져 버리면 체내에 있던 모든 정상적인 기운을 다 먹어 버린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분노 하거나 흥분 하는 것은 체내에 큰 불을 내는 것으로 매우 나쁜 것이다.
그러나 어떻게 사람이 화를 안내고 흥분도 하지 않고 살 수 있는가?
이는 물론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기에 화를 내거나 흥분을 하더라도 바로 이어서 화와 흥분을 알아채고 곧 제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설명한다면 초보 운전자가 소형차를 몰고 시속 100km로 달린다면 이 사람은 자기의 제어능력을 잃어버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자동차 경주 선수가 좋은 차를 가지고 100km로 달릴 때는 자기의 제어능력을 조금도 잃어버리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경주차 선수처럼 충분한 준비와 연습을 통해서 능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설사 억울한 일을 당했다 하더라도 사리를 따져 천천히 넓게 생각하는 습관을 기른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결국 흥분과 화를 내지 않으며 제어하는 능력을 갖는다는 것은 평소에 평안을 누리는 마음공부를 해야 하는 것이다.
어찌하면 마음의 평안과 안정감을 누릴 수 있을까?
첫째, 내 안에서 움직이지 않는 고정불변의 평상심을 찾으려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런 고정불변의 안정점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둘째, 나 자신이 진실로 이 세상의 힘과 권세를 쫒던 마음을 버려야 한다. 도리와 양심에 비추어 잘못된 것들을 회개하고 그 무엇보다 이 세상의 권세를 따르고 좆았던 것을 회개해야 한다. 이 땅에서 알던 모든 지식과 모든 뒤틀린 관계들로 인해 상처를 주고받았던 것들을 모두 십자가에 내려놓고 회개하는 것이다.
셋째, 이 세상의 힘과 권세를 추구하던 마음을 모두 회개한 뒤 하나님의 나라를 추구해야 한다. 성령 안에서 예수님이 왕 되신 그의 나라를 내 마음 안에 건설하고 온 몸으로 순종하는 것이 진정으로 모든 울화와 정신병에서 떠나는 지름길이다.
이런 마음 안에 내가 항상 있는 것이 진실로 평강이요 안식이다. 이는 실제 하나님의 나라인 것이다. 실제로 존재하는 이 하나님의 나라에 사는 자야말로 천국 시민이다. 천국에는 은혜와 사랑, 기쁨과 감사가 넘치며 찬양이 넘친다는 것을 우리는 다 알지 않는가?
천국시민의 마음에는 하나님이 주시는 사랑과 긍휼함이 넘쳐 다른 사람들을 불쌍하게 보게 되고 사랑하는 마음이 흘러넘친다. 이런 마음으로 행할 때에 이 땅에 하늘에서와 같이 아버지의 나라가 속히 임하시도록 할 것이다.
우석대학교 한의과대학 겸임교수 감초당한의원장 김영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