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머니의 백일상
보령시 동대동 신설 사거리에서 동대 현대아파트를 가다가 오르막을 오르기 전 오른쪽 골목길에 접어든다. 차량 한 대가 통과할 수 있는 좁은 골목길 좌측에 ‘해물전문점 행복 맛 집’이 자리하고 있다.
조그마한 건물에 대여섯 평의 작은 공간이지만 맑은 미소에 마음으로 반갑게 대하는 수수한 주인 아주머니의 음식 솜씨는 정성어린 어머니의 손 끗의 맛과 같이 느껴진다. 차림표에 나타난 음식도 그렇지만 공기밥에서 흐르는 윤기는 다른 반찬이 필요 없을 정도며, 밑반찬으로 나오는 깻잎은 다른 반찬과 함께 입맛을 돋군다.
지난 12일 저녁, 식당 우측 편에 차려진 백일상을 보고도 몰랐다가 백일 된 주인공이 자리에 앉는 것을 보고서야 눈치를 챘다. 그때서야 백일잔치(?)가 진행되는 것을 알았고, 백일상이 차려진 것이 보였다. 식당을 찾는 손님들 때문에 문을 연 채, 외손주의 백일잔치를 연 것이다. 통신사에 근무하는 김명관의 첫 째 아들이다.
백일상이 차려진 것도 몰랐다고 말하며 이렇게 백일을 보내는 이유를 물으니 통신사에 근무하는 김명관씨는 “나를 닮은 한 생명 ‘시후’가 이 땅에서 백일 됨이 감사함으로 표현되길 소망합니다. 모두가 힘들어 하는 이때에 가족끼리 감사하고 축하하는 의미로 이렇게 자리를 마련했습니다.”라며 수줍게 말했다.
현수막과 함께 준비된 백일상에는 떡과 과일 등이 정성으로 담겨있다. 백일잔치에 들어간 총 비용을 물으니 “얼마 들지 않았어요. 현수막하고 상차림 보시면 아실거구요, 식구들 몇 명 음식은 친정 어머니가 해주셨어요.” 엄마의 미소 섞인 말이다.
‘시후’의 장래 희망을 물었다. 아빠는 축구선수, 엄마는 웃기만 한다.
이모 할머니가 옆에서 소망을 말한다. “겸손을 원칙으로 사시는 훌륭한 목사님." 모두의 소망을 담고 건강하게 자라 길 기도해본다. ‘쓸데없이 병원 다니지 않고 자라고, 일생을 함께할 수 있는 친구들을 마음으로 사귀며, 훌륭한 선생님의 가르침 받아 아름답게 성장하여, 좋은 배우자와 한 가정을 아름답게 꾸밈을 바탕으로 나라와 민족위해 쓰임 받게 해 달라고...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시후’ 아빠 친구들 몇 명이 소식을 알고 온 것 같다. 외손주의 백일을 축하하러 온 반가운 이들이기에 ‘행복 맛 집’ 주인아주머니인 '시후' 외할머니의 손길이 바빠졌다.
시후야! 백일 축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