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경찰, 전과 7범 사제총에 맞아 사망
-범행전 SNS서 "경찰 죽이겠다" 예고...출동한 무장경찰 등뒤에서 총기 난사 숨져
-쇠구슬 탄환 사용하는 사제총, 인터넷 동영상 보고 제작...총기제조.관리에 구멍
-범인, 경찰·시민과 몸싸움 끝 체포
19일 오후 서울 강북구 번동 오패산터널 인근에서 폭행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범인(성병대 46.전과7범)이 제작하여 발사한 사제총에 맞아 사망하는 사고가 벌어져 충격을 주고있다.
살해한 성병대(46)는 범행 8일 전인 지난 11일 자신의 SNS 계정에 "2~3일 안에 경찰과 충돌하는 일이 있을 것"이라며 "경찰을 한 놈이라도 더 죽이고 가는 게 내 목적"이라고 적었다.
지난 7일엔 자신의 집에서 사건이 일어난 오패산으로 향하는 길을 직접 촬영한 동영상을 올린 뒤 "오패산 입구 주위에 CCTV가 3개나 설치돼 있다"고 적었다. 경찰 살해를 예고하고 범행 현장도 미리 답사한 것처럼 보인다.
그는 지난 15일 "경찰의 살인 누명 음모를 알고 있지만 생활고로 인해 경찰과의 충돌은 불가피하다"는 글도 올렸다. 경찰 관계자는 "전과 7범인 성씨가 오랫동안 복역하면서 일종의 망상 증세가 악화된 것 같다"고 밝혔다.
경찰 발표와 목격자 증언 등을 종합하면, 사건 당시 성씨는 폭행 사건 신고를 받고 출동한 번동파출소 김창호(54) 경위 등 경찰이 출동하자 오패산터널 쪽으로 달아나서 수풀에 숨어있다가 김 경위를 발견하고 뒤에서 사제 총으로 쏴 사망케 하였다.
성씨는 이 총으로 말다툼을 벌였던 부동산업자 이모(67)씨도 쐈지만 빗나가서 근처에 있던 행인 이모(71)씨가 맞았고 이씨는 복부에 총상을 입었지만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성씨는 김 경위를 쏜 뒤 도주하다가 추격해온 경찰과 시민들과 대치할 때도 10여 차례 총을 난사했다. 성은 이후 시민들과 경찰과 몸싸움 끝에 제압당하며 체포됐다.
경찰 조사 결과 성씨는 미성년자 성폭행 등 전과 7범이었고, 전자발찌를 착용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00년 4월 20대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집행유예 기간이었던 2003년 성씨는 미성년자를 강간한 혐의로 추가 기소돼 징역 5년을 선고받고 복역했으며 그는 총 9년 6개월간 복역 후 2012년 9월 출소한 뒤 전자발찌를 착용하고 있다가 이날 오후 6시 20분쯤 이를 끊었다.
이번 사건을 두고 불법 사제 총기에 대한 단속이 허술하다는 지적이 나왔고 불법 총기류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실제로 인터넷이나 밀수입 등을 통해 불법으로 유통되는 불법 총기 수는 매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엔 완제품 총기를 화물로 숨겨 들여오는 기존 밀수입 방식에서 벗어나 국제우편이나 국제 특송으로 부품을 들여와 조립하는 방식이 성행하고 있다.
사제 총기 제작을 막기 위해 지난 1일부터 총기 제작법이나 설계도 등을 인터넷 등에 올린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릴 수 있도록 처벌 규정이 신설됐지만 여전히 인터넷에는 사제 총기 제작법을 소개하는 글들이 떠돌고 있다.
용의자는 인터넷에서 배운 제작법으로 사제 총기를 만든 것으로 알려져 인터넷을 통한 총기 제작 문제도 도마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성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제 총기를 동영상 사이트를 통해서 보고 만들었다"고 진술했다. 아울러 경찰은 검거 당시 사제 폭발물도 1점 소지한 것으로 확인해 성씨가 경찰에 대한 무차별적 '테러'를 기획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인터넷을 보면 사제 총기나 폭발물까지 제조하는 방법을 매우 쉽게 찾을 수 있다"며 "그만큼 정보 접근이 쉽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경찰이 피의자 총격에 맞아 숨졌다는 것은 공권력의 위기로 생각해야 한다"며 "다중을 목표로 한 범죄가 될 수 있었다는 점도 쟁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