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위성도 관측한 中톈진항 초대형폭발..17명사망·400명 부상
- 32명 위독·사망자 늘 가능성".."TNT 24t 규모, 인공위성에서도 관측" 차량 1천대 훼손 등 물적피해 커.."공장내 각종 화학물질 폭발한듯"
중국 동북부 톈진(天津)항에서 12일 오후 11시30분(현지시간)께 대형 폭발사고가 발생해 지역 주민과 소방관 세 명 등 최소 17명이 사망했다.
또 400명 가량이 부상했고 그 중 283명은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부상자 중 32명은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주중 한국대사관은 부상자 중 한국인 2명도 각각 찰과상과 다섯 바늘 정도 꿰매는 상처를 입었다는 신고를 접수했다고 말했다.
톈진항 폭발현장. <<웨이보 캡처>>톈진항 폭발현장. <<웨이보 캡처>>톈진항 폭발 현장. <<중국 웨이보 캡처>>톈진항 폭발현장.(AP=연합뉴스DB)인민일보는 트위터에서 "아직 불길에 갇힌 사람들이 더 있다"고 전하는 등 아직 불길이 완전히 잡히지 않아 사망자나 부상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TNT 24t 폭발규모…인공위성서도 관측"
13일 신경보(新京報) 등 중국언론들이 톈진 공안당국을 인용해 보도한 소식에 따르면 이번 폭발은 톈진항에 있는 루이하이(瑞海)라는 물류회사의 위험물 적재 창고(야적 컨테이너)에서 처음 발생했다.
이어 첫 폭발 불꽃이 다른 창고로 번져 30초 간격으로 두 번째 폭발이 일어났다.
폭발의 충격은 수 ㎞까지 전해지면서 인근 주택가가 강하게 흔들리고 창문이 부서지는 피해가 났다.
중국지진센터는 "첫 폭발의 강도가 3t 규모의 TNT 폭발 강도와 맞먹었고, 두 번째 폭발은 21t 폭발 강도에 해당했다"고 밝혔다.
폭발로 인한 화염은 인공위성에서도 선명하게 촬영됐다.
폭발이 있던 곳에서 수 ㎞ 떨어진 곳에 사는 한 주민은 관영 CCTV와의 인터뷰에서 "처음에 지진이 난 줄 알고 신발도 안 신고 밖으로 나갔다"며 "나와서 보니 하늘에 거대한 불꽃과 두꺼운 구름이 있었다. 부상한 사람들이 우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톈진항에서 10∼20㎞ 떨어진 지역에서도 일부 주민들이 연기를 피해 방독면을 쓰고 거리에 나와 잠을 자기도 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날 웨이보 등을 통해서는 거대한 화염과 버섯구름이 하늘로 치솟는 모습과 도로가 피로 덮여있는 모습 등을 담은 목격자들의 사진이 퍼졌다.
◇"공장내 보관 중이던 화학물질 폭발이 원인"
사고직후 소방차와 구급차 등 100여 대가 출동해 화재를 진압하고 부상자를 인근 병원으로 후송했다.
사고 원인은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중국언론들은 이 회사가 시안화나트륨 등 각종 위험물질을 공장 안에 보관해온 점 등을 거론하며 이 물질들이 한꺼번에 폭발하면서 발생한 사고로 추정하고 있다.
사고창고에는 탄화칼슘, 칼슘실리콘합금, 시안화나트륨(청산가리) 등 폭발하기 쉽고 독성을 띤 화학물질들이 주로 보관돼왔다.
다만 맹독성 물질인 시안화나트륨이 폭발과정에서 공기 중으로 유출되는 최악의 사태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사고 현장은 완전히 봉쇄됐다. 이날 새벽까지도 사고 현장에서는 작은 폭발이 이어졌다고 중국언론들은 전했다.
톈진항에 보관 중이던 차량 1천 대가 모두 불에 타 훼손됐고, 강력한 폭발의 충격으로 인근 건물들이 파손피해를 보는 등 물적 피해도 상당하다고 중국언론들은 보도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사고 소식을 접한 뒤 '중요지시'를 시달하고 "상황통제와 구조작업에 전력을 다하라"고 요구했다.
◇끊이지 않은 대형사고에 당국도 '곤혹'
근년들어 대형 인명피해 사고가 끊이지 않는데 대해 중국당국도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지난 2013년 6월에는 지린(吉林)성 닭 가공공장에서 화재가 일어나 121명이 목숨을 잃었고, 같은 해 11월에도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 경제기술개발구에서 국유기업인 중국석유화학이 관리하는 송유관이 폭발해 50여 명이 숨졌다.
지난해 8월에는 장쑤(江蘇)성 쿤산(昆山)시의 한 금속공장에서 분진폭발로 추정되는 사고가 발생해 최소 69명이 숨졌고, 지난 6월에는 양쯔(揚子)강에서 440여 명의 승객이 사망·실종하는 초대형 재난사고가 일어났다.
중국당국 집계에 의하면 2013부터 2014년 11월까지 각종 산업 현장에서 58만 건에 육박하는 안전사고가 발생, 12만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시 주석은 칭다오 폭발사고 당시 직접 칭다오를 찾아 부상자를 위로하고 "안전생산활동을 전면적으로 강화하라"고 지시한 바 있지만, 중국 산업현장의 안전불감증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