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암환자 생존율 미국 추월
- 국립암센터, 환자 62만 6506명 조사 ... 치료 환자 90% 이상이 5년 생존
우리나라 국민은 유독 암(癌)에 대한 관심이 높다. 한국인 사망원인 1위가 암이어서다. 다행히 암 검진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치료기술이 발전하면서 이제는 암을 완치하는 사람도 많다. 그 결과가 수치상으로 확인됐다.
우리나라 주요 암 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이하 생존율, 암에 걸리지 않은 사람 5년 생존율 대비 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이 미국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조기발견 시 많은 종류의 암에서 생존율이 90%를 넘어섰다. 생존율은 보통 완치율을 뜻한다.
그 결과, 전립선암을 제외한 7가지 암의 생존율이 미국보다 높았다. 우리나라의 위암 생존율은 67.0%로 미국(26.9%)과 큰 차이를 보였다. 미국이 60%대를 기록한 자궁경부암·대장암 생존율은 우리나라의 경우 각각 80.2%, 72.7%를 기록했다.
여성유방암·갑상선암 생존율도 각각 91.0%(미국 89.0%), 99.8%(97.5%)로 미국을 웃돌았다. 예후가 나쁘다고 알려진 간암과 폐암은 각각 26.7%, 19.7%로 상대적으로 낮았지만 미국(15.2%, 15.9%)보다 높았다. 미국도 암등록사업통계(2002~2008년) 자료가 사용됐다. 조기에 암을 발견했을 경우 6가지 암에서 생존율이 90%를 넘어섰다.
암 초기에 해당하는 '국한'에 발견됐을 때 생존율은 갑상선암(100.4%)이 가장 높았다. 이 수치가 100%를 웃돈다는 것은 암에 안 걸린 일반인의 기대생존율보다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갑상선암은 2기에 해당하는 '국소'에서도 100%를 넘었다. 원영주 중앙암등록사업부장은 "갑상선암은 크기가 작아 대체로 건강에 관심이 많은 사람에게서 조기발견되고 치료가 잘된다"며 "그래서 일반인의 기대생존율보다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전립선암(99.2%), 유방암(97.6%), 대장암(93.0%), 위암(92.4%), 자궁경부암(91.1%)도 조기발견 시 생존율이 높았다. 간암은 42.8%, 폐암은 46.3%였다. 이 수치들은 전립선암·유방암·폐암을 제외한 5가지 암에서 미국을 웃돌았다. 원 부장은 "우리나라의 암 생존율이 같은 진행단계에서도 미국보다 높은 경우가 많았다"며 "검진으로 인한 조기진단과 치료기술의 발전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연구결과는 대한암학회지 9월호에 실렸다. 자세한 암 병기별 생존율은 중앙일보헬스미디어(jhealthmedia.com) 자료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 SEER병기=미국 국립암센터에서 암 통계 목적으로 개발한 암의 진행단계로, 국한·국소·원격전이로 나뉜다. 일반적으로 국한(전이가 없는 경우)은 1기, 국소(주위 장기 전이)는 2~3기 초반, 원격전이(떨어진 장소에 전이)는 3기 후반~4기에 해당한다.